아이고 지금 청소할 시간이 아닌데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러는데 무슨 일이시죠 어머님 아들 내외 본 복도에서 통화하는 거 우연히 들었어요네 무엇을요 가까이 와 보세요 이거 보세요 이게 정말인가요 절대 저희 아들과 며느리는 그럴 일이 없어요 복도에서 통화하시는 걸 들었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제가 귀담아들은게 맞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래 예순 다섯 살인 평범한 어머니입니다 40년 전 우리의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그저 행복했어요 남편도 아들을 보며 행복해 했죠 우리 아들 참 예쁘다네 닮아서 그런가 에이 당신 닮아서 잘생겼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죠 제가 선택한 사랑이 제 인생에 어떤 아픔을 가져올지 아들이 다섯 살이 되던 해였어요 남편은 건설 회사에서
승진했고 저희는 반지하에서 월세 투룸으로 이사할 수 있었죠 생활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별 의심없이 지냈어요 회사 일이 바빠져서 그러려니 했죠 하지만 주말에도 출근한다는 날이 늘어났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점점 늦어졌습니다 여보 오늘도 늦어요 응 제 현장 때문에 바빠 주말에도 나가야 해요 큰 프로젝트라서 어쩔 수 없어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와이셔츠를 세탁하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어요 옷깃에 묻은 립스틱 자국이었다 이게 뭐예요 아 그거 회식 때 여직원이 실수로 부딪혀서 그런 거야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들은 아직 어렵고 저는 다시 다니기 시작한 학교를 막 졸업한 참이었어요 어느 날 남편의 지갑에서 영수 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강남의 호텔 영수
중이었어요 그것도 평일낮 시간대였지만 거래처랑 미팅이 있었어 낮에 호텔에서 의심하지 마 일 때문이야 하지만 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요 남편의 휴대폰을 몰래 확인했죠 그리고 그곳에서 모든 증거를 찾았습니다 누구예요 김과 장님이라고 저장된이 번호 네가 왜 남의 휴대폰을 뒤져 말해 봐요이 여자 누구냐고 남편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나 봅니다 미안해 사실은 얼마나 됐어요 6개월 정도 남편은 회사 후배와 바람이 났다고 실토했고 without 시간을 좀 줘 지금 당장 끝내요 그게 쉽지 않아 결국 일주일 뒤 남편은 짐을 쌌습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아들의 얼굴도 보지 않고 짐을 싸더니 현관문을 열었어요 잠깐만요 미안해 나중에 연락할게 이혼하자고 그렇게
남편은 떠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여자와 이미 새 집을 얻어 놨다고 해요 모든게 계획적이었던 거죠 다음날 아침 아들이 물었어요 엄마 아빠 어디 갔어 출장 갔어 언제 와 곧 올 거야 그렇게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고 아들의 눈빛은 점점 슬퍼져 갔어요 아빠한테 전화해 보자 응 나중에 지금은 바쁘실 거야 전화는 이미 끊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회사에서 남편이 사직서를 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갑자기 혼자가 됐습니다 다섯 살 아들을 키워야 했고 월세도 내야 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죠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변변한 경력도 없었어요 엄마 오늘은 아빠 안 와 매일밤 아들의 질문에 대답을 못 하고
울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아들의 엄마이자 아빠가 되어야 했어요 남편이 떠나고 일주일 동안 멍하이 지냈어요 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는 없었죠 창문을 열어 보니 벌써 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들을 데리고 복지관을 찾아갔어요 상담사 선생님께서 한부모 가정 지원에 에 대해 설명해 주셨죠 하지만 지원금으로는 생활이 힘들 것 같았어요 한부모 지원금은 한 달에 20만 원 정도예요 월세가 50만 원인데 일자리 상담도 받아보시는게 어떨까요네 그렇게 할게요 처음에는 식당 서빙부터 시작했어요 아침 9시부터는 집에 있는 동안만 일할 수 있었거든요 사장님 제가 일찍 가봐야 해서 알았어 오늘 일당은 3만 원이야 감사합니다 하루 일당으로 턱없이 부족했어요 저녁에는 아들을 재워놓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죠
택배 상자 적기는 몇 개당 얼마예요 100개 7,000원입니다 알바 천국에도 등록해 놨는데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어린이집 원자 선생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어머님 잠시 시간 되세요네 무슨 일이신가요 아이가 요즘 많이 우울해 보여요 혹시 상담을 받아보시는 건 그날 밤 아들 옆에 누워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 아들 요즘 힘들어 아니 그냥 엄마한테 말해도 돼 친구들은 다 아빠가 있는데 그 말에 가슴이 아파 만 이겨내야만 했습니다 다음날부터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다녔어요 마침내 시장 근처 분식집에서 정직원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월급은 적었지만 규칙적으로 일할 수 있었죠 일요일도 나와 줄 수 있나 아들이 있어서 그럼 평일만이라도 저녁 장사할 수 있어네 해볼게요 다행히 옆집 할머니 님께서 저녁에
아들을 봐 주신다고 하셨어요 얼마 들려야 할까요 돈은 됐고 반찬이나 가끔 해 줘 정말 감사합니다 낮에는 분식집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인근 식당 살 거지를 했어요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죠 엄마 배고파서 라면 끓여 먹었어 미안해 내일은 일찍 들어올게 괜찮아 나 이제 다 컸잖아 힘들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어요 월세도 밀리지 않고 낼 수 있었고 아들 학원비도 겨우겨우 감당할 수 있었죠 6개월이 지나자 분식집 사장님이 저를 불렀어요 이제 솜씨도 늘었는데 나랑 같이 해보자네 가게 한 켠에서 반찬가게 열어 봐 그렇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반찬을 만들어 본 적은 없었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손님들이 꽤 좋아하시네 정말요 더 열심히 해볼게요 분식집 일이
끝나면 반찬 준비를 했고 틈틈히 신메뉴도 연구했어요 몸은 고됐지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죠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어요 반찬가게가 자리를 잡으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겼죠 아들은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고 저는 작은 가게를 하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 얻은 가게는 시장 안쪽이지만 장사가 괜찮았어요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조금씩 올랐죠 아들이 의대에 합격하고 5년이 지났어요 등록금이 많이 부담됐지만 장학금도 받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무사히 실습 과정까지 죠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의대 실습 동기를 소개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여자 친구라고 했죠 처음엔 아들 공부에 방해될까 걱정됐지만 이제 곧 의사가 될 테니 만나 보기로 했어요 엄마 이번 주말에 시간 되세요 당연하지 여자친구랑 같이 찾아뵐게요
알았어 맛있는 거 해놓 게 토요일 저녁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 처음 본 순간 놀랐죠 너무 도시적이고 세련된 모습이었거든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어서 와요 제가 오늘 와인 한 병 가져왔어요 고마워요 근데 너무 비싼 거 같은데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자 친구의 말투나 행동이 마음에 걸렸어요 저희 부모님은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세요 그렇구나 어머님은 반찬가게 하신다고 들었어요 응 시장에서 하고 있어 아들은 여자 친구 옆에서 계속 웃고 있었어요 전해 없이 다정한 모습이었죠 둘이 어떻게 만났어 교수님해진 돌다 가요 처음엔 제가 먼저 관심을 보였어요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왠지 거리감이 느껴졌어요 어머님 음식 정말 맛있어요 그래 자주 놀러 와네 다음엔 제가 좋은
레스토랑으로 모시고 싶어요 여자 친구는 말끔한 옷차림에 화장도 완벽했어요 저와는 너무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았죠 식사가 끝나고 둘이 들어가려는데 아들이 따로 이야기하자고 했어요 엄마 어때요 해보이네 결혼하고 싶어요 순간 숨이 막혔어요 아직 인턴도 시작 안 했는데 결혼이라니 네가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어머님 저희 부모님도 만나 뵙고 싶어 하세요 그래 시간 되면 가보자 다음 주말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상견 일을 했어요 분위기가 무거웠지 우리 딸이 마음에 드시나요네 두 사람 결혼하면 미국 연수는 저희가 지원하려고 저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위축되는 기분이었죠 어머님은
가게 계속 하실 건가요네 그럴 생각이에요 은퇴하시고 편하게 쉬셔도 될 것 같은데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물었어요 엄마 많이 불편하셨죠 아니야 괜찮아 결혼하면 매달 용돈 드릴게요 그 말이 더 마음 아팠어요 지금까지 제가 키워온 아들인데 이제는 먼 사람이 된 것만 같았죠 강남의 호텔 웨딩홀이 며느리 측에서 예약했다는 로비부터 너무 호화로웠고 하고 모아둔 돈을 예식 비용으로 했어요 준비시간 신부 대기실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예비 부인이 나오셨어요 어머님 드레스샵에서 보내온 한복은 잘 맞으세요네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 애들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그러게요 신랑 대기실에서는 아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거울을 보고 있었어요 엄마 괜 나 보요 우리 아들 정말 멋있다 어제 반찬가게 정리하느라 힘들었죠
아니야 괜찮아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하객들이 웨딩홀을 가득 매웠어요 며느리 측 하객들은 모두 고급스러워 보였죠 어머님 앞줄로 나와 앉으세요 아네 사회자가 소개할 때 인사만 살짝 하시면 돼요식이 시작되고 양과 어머님 입장 순서가 됐어요 며느리 어머님은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시는데 저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앉은 하객들이 수근거리는게 들렸어요 아들을 의사로 키웠다면 대단하시네 아들과 며느리가 입장할 때는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메이크업이 지워질까 봐 꾹 참았죠 어머님 눈물 보이시면 안 돼요네 알겠습니다 결혼식이 끝 갈 무렵 며느리가 다가왔어요 어머님 이제 가시면 될 거 같아요 그래 피곤할 텐데 좀 쉬어 신혼 여행 다녀와서 꼭 찾아뵐게요 피로 현장을 나서는데 아들이 따라 나왔어요 엄마 이제 들어가세요 그래 조심히
잘 다녀와 저 걱정하지 마시고 이제는 편하게 쉬세요 하객들이 다 빠져나간 호텔 로비에 혼자서 있으니 낯설었어요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생각했죠 우리 아들이 이제 정말 어른이 됐구나 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아들 내외가 찾아왔어요 반찬가게를 정리하고 얻은 월세 집이었지만 며느리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죠 아들은 인턴 생활을 시작했고 며느리는 같은 병원 피부과에 들어갔다고 해요 둘 다 바빠서 자주 보기는 힘들 같다고 했죠 엄마 저희 병원 기숙사에서 살려고요 왜 거기 불편할 텐데 아직 돈을 못 벌어서 따로 집을 구하기는 어려워요 신혼인데 기숙사는 좀 그렇지 않니 저는 오랫 동안 준비해 온 말을 꺼냈어요 30년간 모아둔 돈으로 아파트를 사 주고 싶다고요 엄마 그러시면 안
돼요 너들 고생하는 거 보기 싫어서 그래 그 돈이면 어머님 노후 준비하시는게 며느리는 입구에 놓인 제 낡은 운동화를 보더니 한 숨을 쉬었어요 어머님 아껴두신 돈으로 편하게 사세요 난이 정도면 충분해 그날 밤 통장을 꺼내 보았어요 반찬가게 장사하면서 모은 돈 적금 보험 해악금지 하면 강남 신축은 물이지만 중소형 아파트 하나는 살 수 있었죠 다음날 부동 산에 들러 매물을 알아봤어요 요즘 전세값이 많이 올랐죠 월세도 장난 아니에요 신혼부부 살만한 곳 좀 알아봐 주세요 일주일 뒤 아들 내외를 데리고 아파트 구경을 갔어요 엄마 여긴 너무 멀잖아요 교통이 불편해서 다른데도 더 알아볼게 결국 병원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를 계약했어요 어머 님 정말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이제 너들이 편하게 살아 계약금을 치르고 나오는 길에 아들이 울 먹였어요 엄마 평생 은혜는 어떻게 갚아야 할지 잘 살면 되는 거야 저희가 효도하겠습니다 입주까지 두 달 도배며 가구 등을 준비하면서 설레었어요 안방 붙박이장은 어떤 걸로 할까 어머님 맘대로 하세요 너들이 사는 거니까 너들 취향대로 해 집을 보러 가던 날 아들 내외는 들뜬 표정이었어요 왓 전망 좋다 신원 집으로는 너무 좋네요 그지 이제 편하게 살아 아들 내외가 새집으로 이사간지 한 달쯤 지났어요 저는 월세방에서 지내면서 틈틈히 아르바이트를 했죠 그날도 평소처럼 대형마트에서 진열 일을 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더니 식은 땀이 났어요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죠 괜찮으세요네
잠깐 쉬면 될 것 같아요 많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병원 가보시는게 숨이 점점 더 가빠졌 가슴을 누르는 통증이 심해졌고 팔까지 절려 왔죠 누가 일고 좀 불러 주세요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구급차가 올 때까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었어요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았죠 혈압이 많이 불안정하네요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의사가 심전도를 찍었어요 심근 경색 증상입니다 수술이 필요할까요 일단 중환자실에서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중환자실로 옮겨지는데 아들이 달려왔어요 엄마 괜찮으세요 그래 걱정하지 마 제가 담당이랑 얘기해 볼게요 심장 혈관이 좁아져 있어서 스텐트 시술이 필요합니다 비형은 얼마 정도 보험 적용되니까 걱정 마세요 밤새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니 많이 편찮으세요 아니야 좀 쉬면 괜찮을
거야 제가 주한테 물어볼게요 다행히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어요 엄마 어쩌다가 그런 거예요 일하다가 그런가 봐 이제 일 그만하시고 쉬세요 간호사가 혈압을 재러 들어왔어요 식사는 하셨어요 아직이요 혈압이 아직도 불안정하네요 창밖을 보니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어요 병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봄 풍경이 왠지 쓸쓸해 보였죠 일반 병실로 옮긴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어요 아침 회진이 끝나고 아들 내외가 병문안을 왔습니다 며느리는 평소와 다르게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고 아들은 피곤해 보였죠 회진 결과를 듣고 싶었는데 둘의 표정이 묘하게 달랐어요 평소라면 의료진의 소견 물어볼 텐데 엉뚱한 질문을 꺼내더군요 어머니 아파트는 언제쯤 되나요 갑자기 왜 아니 그냥 궁금해서요 병실 안에 잠시 정적이 흘렀어요 며느리는 창방 바라보고
있었죠 어머님 서류 준비는 다 하신 거예요 아직 몸이 좀 불편해서 퇴원하시면 바로 준비하실 수 있죠 수액이 떨어지는 소리만 똑똑 들리는 병실에서 저는 말을 잊지 못했어요 엄마 빨리 좀 해주세요 왜 그렇게 급해 그냥 신혼 집이라도 빨리 가서 살고 싶어서요 간호사가 들어와 혈압을 재는 동안 아들 내외는 폭도로 나갔어요 혈압이 또 올랐네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푹 쉬세요 복도에서 들려오는 아들 내외의 대화가 희미하게 들렸어요 좀 더 기다려 볼까 더 늦어지면 어떻해 병실로 돌아온 아들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어요 엄마 저희가 너무 조급했다 봐요 얼른 태어나세요 아들 내외가 돌아간 후 주치가 다시 들어왔어요 어머님 스트레스는 삼가셔야 해요 알겠습니다 혈압 안정되면 태어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식사는 하셨나요 아직이요 혈압이 불안정하게 식사는 꼭 하셔야 해요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나고 병실이 조용해질 무렵이었어요 다른 환자분들은 모두 잠 드셨는데 저는 아들 내외의 방문이 계속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했죠 병실 문이 살며시 열렸어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있죠 아직 청소 시간 아닌데 어머님 깨어 계시네요네 아직 잠이 안 와서요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러는데 청소 아주머니는 주변을 살피더니 저희 침대 가까이 다가왔어요 복도에서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무슨 일이시죠 아드 님하고 며느님이 복도에서 통화하시는 걸 들었어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아주머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거든요 아파트 받으면 바로 파시나 봐요네 그게 무슨 캐나다로 이민 가신데요
청소 아주 니의 말씀에 온몸에 힘이 빠졌어요 어머님은 요양원에 모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리가 없어요 제가 귀담아들은게 맞아요 복도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청소 아주머니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어요 나중에 또 들를게요 밤새 한 숨도 못 잤어요 아들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전 문한 때 이상한 분위기가 자꾸 떠올랐죠 새벽역 간호사가 체온을 재러 들어왔어요 어머님 얼굴이 안 좋으세요 잠을 못 잤네요 혈압약 드릴까요 아침이 되자 주치의가 회진을 왔어요 혈압이 많이 올랐네요 스트레스 때문인가 봐요 마음 편이 가지셔야요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청소 아주머니가 다시 찾아오셨어요 어머님 제 말씀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괜찮아요 혹시 제가 더들은 얘기 있으면 말씀드릴까요 저는 고개를 저었어 더는 듣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게 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요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하얀 눈이 쌓이는 걸 보면서 생각했죠 이게 정말 사실일까 퇴원하고 나서도 청소 아주머니의 말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믿고 지 않았지만 아들 내외의 행동이 점점 더 수상해 기 시작했죠 어느 날 아들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거예요 거실 탁자 위에 놓인 캐나다 이민 관련 책자들이 있죠 이게 뭐야 아 그거요 환자 중에 캐나다 가시는 분이 있어서 그래 아들은 책자를 서둘러 치우면서 말을 돌렸어요 엄마 오늘 저녁 뭐 드셨어요 아직 제가 맛있는 거 시켜 줄게요 며느리는 부엌에서 차를 준비하면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네 이민 컨설팅 비용이 얼마라고요 상담은 언제 가능할까요
저는 화장실을 가는 척하면서 며느리의 통화 내용을 더 듣고 싶었지만 며느리가 발견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죠 어머님 언제 오셨어요 방금 식 게 앉아 저녁을 먹는데 아들 내외의 대화가 수상했어요 여보 다음 주에 시간돼 왜 부동산 좀 알아보려고 저는 모른 착하면서 귀를 기울였죠 주말에는 아들이 컴퓨터로 뭔가를 보고 있어서 슬쩍 들여다봤어요 뭐 보는 거야 아 그냥 뉴스요 화면을 황급히 닫았지만 캐나다 부동산 사이트였다 게 분명했어요 엄마 커피 드실래요 으 아들 방에는 영어 공부 책이 늘어났고 며느리는 외국 주택 잡지를 보고 있었어요 요즘 영어 공부해네 의학 논문 때문에 그렇구나 택배가 왔다며 며느리가 현관으로 나갔는데 호기심의 박스를 봤더니 해외 이주 전문 업체 로고가 있었어요
어머님 그냥 두세요 아 미안 그날 저녁 아들이 저를 발에다 주겠다고 했어요 엄마 요즘 몸은 좀 어떠세요 많이 좋아졌어 그래도 무리하지 마세요 잔에서 아들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화면에 이민 컨설팅이라고 떴어요 아들은 급하게 전화를 거절했죠 누구야 아 그냥 환자예요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이 불안했어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지 청소 아주머니 말씀이 맞나 추석이 있어요 아들 내외가 차례 지내러 왔죠 며느리는 평소와 달리 바쁘다며 음식 준비도 거들지 않았어요 저는 일은 아침부터 전을 붙이고 나무를 묻혔어요 아들도 며느리를 대신에 거들었고 차례상을 준비하 아들의 휴대폰이 올렸어요 여보 어디야 엄마 잠깐 나갔다 올게요 아들이 나가자마자 두고 간 휴대폰이 떠 올렸어요 이번에는 카카오톡 메시지였고 화면에 떴는데 안
볼 수가 없었어요 여보 어머님 설득하면 바로 캐나다로 가자 손이 떨렸어요 메시지가 계속 왔죠 요양원는 알아봤어 정부 지원 받으면 한 달에 80만 원이면 돼 아파트만 받으면 바로 팔아서 가자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집어들었어요 위로 올라가 보니 더 많은 대화가 있었죠 어머님 아 아프신 김에 얘기 꺼내 볼까 지금이 기회야 빨리 정리하고 떠나자 부엌 식탁에 앉아 있는데 다리에 힘이 풀렸어요 그때 현관문이 열렸죠 엄마 저 왔어요 어디 갔다 왔어 아 그냥 잠깐 아들은 휴대폰을 찾았어요 제 손에 들린 걸 보고는 얼굴색이 편했죠 엄마 그거 이게 무슨 뜻이니 그게 제가 설명할게요 며느리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차례 준비 다 됐어요 식탁에 앉아 있는
저를 보더니 며느리도 표정이 굳어졌고 너들이 이럴 줄은 몰랐다 아들이 무릎을 꿇었어요 엄마 죄송해요 이래서 자꾸 아파트 얘기했던 거야 거실의 침묵이 흘렀어요 창밖에서는 추석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죠 어머님 저희가 잘못했어요 이제 가봐 엄마 가라고 했잖아 아들 내외는 결국 차례도 못 지내고 돌아갔어요 저 는 혼자 차례상을 지웠죠 여보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추석이 지나고 일주일 동안 아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문자만 수십통 왔죠 읽지 않고 그냥 두었어요 월세방에 혼자 앉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아들이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 한다고 했던 날이 생각났어요 다른 애들처럼 사 교육받게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었죠 엄마 제가 벌어서
학원비 낼게요 공부나 해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그때 아들의 눈빛은 맑고 순수했는데 지금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향관 초인종이 울렸어요 며느리였던 어머님 죄송합니다 네가 왜 왔어 좀 봐 주세요 돌아가 며느리는 종이봉투를 놓고 갔어요 여러 보니 요양원 안내 책자 있죠 휴대폰이 또 올렸어요 이번에는 아들이었고 엄마 제발 전화 좀 받아 주세요 잘못했어요 그날 저녁 동네 슈퍼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이웃집 할머니를 만났어요 아들 잘 있죠네 의사 되고 나서 더 효작 있어요 말문이 막혔어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죠 아들이 보낸 문자를 읽어 봤어요 엄마 우리 얘기 좀 해요 제발 한 번만 만나 주세요 정말 죄송해요 며칠 후에는
부인까지 찾아왔어요 어머님 애들이 실수했나 봅니다 이해 좀 해 주시죠 돌아가세요 아이들 좀 용서해 주세요 창밖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문득 아들이 어릴 때가 떠올랐죠 엄마 비 그치면 공원에 가서 놀자 응 우리 아들 착하지 그때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었는데 변호사 사무실이었던 내외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죠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였으니까요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더니 호 가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어요 어머님 증여 취소에 대해 확실하신 거죠네 마음 고쳤어요 아드님이 반대하실 수도 있습니다 각오했던 내외가 들어왔어요 며느리는 평소와 달리 화장기 없는 얼굴이었고 아들은 수심이 가득했죠 엄마여 왜 앉아 무슨 일이세요 아파트 증여 취소하려고 아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어요 며느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죠 어머님 이러시면 안 돼요 왜 팔아서 이민 갈 계획도 다 세워 놨는데 저의 말에 아들 내외는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변호사가 서류를 꺼냈죠 여기 서명하시고 엄마 제발 이제 와서 뭘 바라는 거야 아들이 무릎을 꿇었어요 며느리도 울면서 애원했고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변호사 사무실 창밖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게 보였어요 서류의 사이네 엄마 안 하면 내가 먼저 할게 아들이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집어들었어요 이제 가봐 어머님 정말 이러시면 더 할 말 없지 아들 내외가 나가고 조용해진 실에서 마지막 서류를 정리했어요 어머님 괜찮으신가요네 이제 좀 홀가 보네요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차가웠어요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봤죠 엄마
미안해요 문자가 왔지만 읽지 않았어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온 뒤 집으로 가는 길이 멀게 느껴졌어요 버스에서 내려 동네 시장을 지나는데 문득 발걸음이 멈춰져 예전에 반찬 가게를 하던 자리였어요 가게 주인이 바뀌었지만 간판은 그대로 더라고요 옆 각의 주인 아주머니가 저를 알아보셨어요 아이고 언니 오랜만이네 그러게요 아들 결혼하고 잘 살죠네 한 숨이 절로 나왔어요 월세방으로 돌아와 불을 켜는데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 저희 좀 봐주세요 며느리야 아기가 생겼어요 순간 가슴이 덜컥 있어요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 잡았죠 축하한다 어머님 이제 그만 전화하려 전화를 끊고 창밖을 바라봤어요 아파트 단지가 보이더군요 엄마 저기 봐요 나중에 엄마도 저기 살게 해드릴게요 초등학생이었던 아들이 했던 말이 생각났어 책장을 정리하다가
앨범을 발견했어요 아들의 어린 시절 사진들이었습니다 엄마 사진 찍어요 엄마는 사진 찍기 싫어 나중에 보면 좋잖아요 벽에 걸린 시계가 자정을 알렸어요 아들에게서 또 문자가 왔지만 읽지 않았죠 어머님 문 좀 열어 주세요 현관문 밖에서 며느리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끈질기고 아 돌아가 제발 한 번만 봐 주세요 방 안에 불을 끄고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어둠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죠 아침 일찍 은행에 갔어요 통장 정리를 하고 적금도 해야했죠 창구 직원이 놀란 눈으로 저를 바라봤어요 어머님 전부 해약하는 건가요네 다 정리할 거예요 혹시 사기라도 당하신 것 아니시죠 아니에요 제가 쓸 돈이에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용실에 들렀어요 많이 잘라 주세요 염색도 해 드릴까요네 밝은
색으로요 미용실 거울속 제 모습이 달라 보였어요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 대화가 들렸어요 요즘 실버 여행 많이들 다니더라 맞아 우리도 한번 가볼까 저녁에는 인터넷 강의를 신청했어요 영어 회화 있죠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영어를 처음 배우시나요네 이제 시작이에요 그때 휴대폰이 울렸어요 아들이었고 엄마 어디 계세요 왜 집에가 보니까 안 계시길래 이제 내 생활이 있어 다음날 아침 복지관 스마트폰 강자에 갔어요 어머님 유튜브도 배워 보실래요네 다 배우고 싶어요 여행 가시면 영상도 올리실 수 있어요 수업이 끝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며느리에게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 정말 이러실 거예요 그래 이제 나도 내 삶을 살 거야 저희가 잘못 했잖아요 새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갔어요이 옷 입어보고 싶은데 요 잘 어울리시네요 그래요 그럼 이걸로 할게요 제주도 여행 일정을 정리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어요 늦은 시간이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됐죠 엄마 저예요 아들이었어요 혼자 왔더군요 왜 왔어 엄마 얼굴 배러 왔어요 아들의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어요 수염도 깎지 않아 옷도 구겨져 있었죠 들어와 죄송해요 엄마 거실에 안치고 물 한 잔을 내 왔어요 아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죠 병원은 휴직했다 보는데 집중이 안 돼서 아들은 자기 방으로 쓰던 작은 방을 힐끗 보더니 한 숨을 쉬었어요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어요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죠 엄마도 이혼하고 나를 키우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만해 용서해
주세요 아들은 무릎을 꿇고 울기 시작했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를 기다리며 울던 모습이 겹쳐 보였죠 일어나 저 다시 시작할게요네 인생이니까 알아서 해 아들이 일어서려 비틀 거렸어 술 냄새가 났죠 술 마시고 운전했어요 이제가 봐 여기서 자면 안 될까요 오늘은 안 돼 현관문 앞에서 아들이 망설이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어요 이거 옛날 사진이었어요 제가 반찬가게 하던 시절 아들이 의대 합격했을 때 찍은 사진이었죠 열흘째 아들이 매일 찾아왔어요 처음에는 문을 두드리다 돌아갔는데 이제는 밤늦게까지 계단에 앉아 있곤 했죠 복지관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멀리서 아들이 보였죠 엄마 또 왔어 오늘은 꼭 뵙고 싶어서요 아들의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 있었어요 이건 뭐야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이랑 반찬
필요 없어 옆집 하주 이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셨어요 아들이 왔네 어머님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저는 아들을 지나쳐 집으로 들어왔어요 밤이 되자 또 초인종 소리가 들렸어요 이번에는 술취한 목소리였어 엄마 문 좀 열어 봐요 또 술 마시고 왔니 조금만 얘기하면 돼요 복도에서 한숨쉬는 소리가 들렸어요 엄마 저정말 말 미쳐버릴 것 같아요 집에가 아침이 되어도 복도에서는 아들의 숨소리가 들렸어요 여보세요 경찰서죠 취한 사람이 집 앞에서 떠나질 않아요 순찰차가 도착하고 아들은 연행됐다이 또 찾아왔어요 이번에는 깔끔하게 차려입고 왔더군요 엄마 이제 술 끊었어요 다시 병원도 나갈 거예요 밖으로 단풍이 떨어지고 있었어요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었어요 제주도 여행 가기 전에 반찬을 좀 해두려고 했죠
문득 고등어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는데 누군가가 제 어깨를 두드렸어요 혹시 당신 맞죠 돌아보니 남편이었지만 잘 있나요 남편은 많이 늙어 보였어요 허리도 굽었고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죠 저기 앉아서 잠깐 이야기 좀 할까요 할 말 없어요 아들 소식이라도 시장 한켠에 평상에 앉았어요 남편은 옆자리에 앉더니 한 숨을 쉬었죠 재혼하고 사업 실패했어요 지금은 경비일 하면서 살고 있죠 저는 고등어를 담은 비닐 봉지만 만지작 거렸어요 아들은 의사 됐다면서요 그런데 당신을 닮아서 엄청난 짓을 저질렀네요 무슨 뜻이에요 이제 가볼게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남편이 다시 말을 걸었어요 잠깐만요 더 할 말 없잖아요 발걸음을 돌렸는데 남편이 뒤에서 소리쳤어요 아들한테 내 소식은 전하지 마요 걱정 마세요 시장을
나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왔어요 화가난 건지 슬픈 건지 알 수가 없었죠 버스 정류장 벤츠에 앉아 하늘을 봤어요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어요 복도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죠 누군가 현관문을 발로 차고 있었어요 엄마 문 열어요 아들의 목소리 였어요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죠 집에가 안 갈 거예요 옆집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셨어요 아이고 이러면 안 되지 할머니는 신경 쓰지 마세요 복도 끝에서 경비 아저씨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젊은 양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비켜요 이건 우리 가족 일이에요 아들은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어 엄마 한 번만 봅시다 경찰 부를 거야 부르세요 그래도 전 안 갈 거예요 이웃집에서 하나둘 문을 열고 나왔어요 의사 선생님이 왜
이러시나 저 양반 술 냄새가 진동을 하네 결국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했나 봐요 싸이렌 소리가 들렸죠 선생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전 우리 엄마 좀 보고 싶다고요 경찰이 아들의 팔을 잡았어요 이렇게 하면 형사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했다고 저는 문 뒤에서 모든 소리를 듣고 있었어요 어머님 문 좀 열어 주세요 결국 아들은 경찰서로 연행됐던 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봤죠 경찰서에 도착했어요 당직 형사가 저를 상담실로 안내했고 아들은 구치소로 이송되기 전이라고 했어요 어머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아들이 어디 있나요 유치장에 있습니다 형사는 사건 경의를 설명했어요 아들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선처를 바라시면 지금이라도 그냥 두세요 유치장 쪽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아들이었고 엄마 와주셨어요 제발 한 번만 봐 주세요 당직 형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면회 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엄마 잠깐만요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때 며느리가 경찰서로 들어왔죠 어머님 왜 왔어 남편 좀 데려가게 해 주세요 아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어요 여보 나 좀 꺼내 줘 선생님 남편 좀 형사가 고개를 저었어 벌금을 내시 그나 구속 명장 실질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저는 경찰서를 나왔어요 뒤에서 며느리가 쫓아왔어 어머님 제발 이제 너희 둘 다 잊을게 며느리는 무릎을 꿇었어요 임신 팔 주에요 아이한테 아빠가 필요해요 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이제는 정말 끝내야 했죠 은행에 앉아 있는데 통장들이 제 앞에 쌓여 있었어요 평생 모은 돈이었죠 창구 직원이
놀란 눈으로 보더군요 어머님 전부 해제하시고네 다 정리할 거예요 보험금도 약하시면 손해가 괜찮아요 적금 해지하고 보험금 받아서 현금으로 바꾸는데 지점장이 나왔어요 이렇게 큰금액을 한꺼번에 찾으시면 제 돈 맘대로 못 해요 복도에서 며느리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머님 제발 이러지 마세요 비켜 아이 생각해서라도 저는 그대로 은행을 나왔어요 택시를 타고 복지 재단으로 향했죠 기부를 하고 싶은데요 금액이 어떻게 되시나요 절반 정도요 직원이 놀란 눈으로 찾아봤어요 장학금으로 써 주세요 혹시 가족분들과 상의하신 제 돈이에요 그때 아들이 복지 제단으로 들어왔어요 엄마 하지 마세요 여기 앉아 있지 마 전부 다 기부하시고 직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요 경찰 부를까요 아니요 제가 나갈게요 아들이 나가고 계약서에 매달 장학금으로 지급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오는데 아들이 또 기다리고 있었어요 엄마 우리 아이는요네 아이는 네가 키워 제주도행 비행기 표를 끊었어요 짐도 다 챙기고 월세 방도 정리했죠 이제 돌아올 일은 없을 것 같았어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엄마 어디 가시는 거예요 네가 알 거 없어 공항이라 서요 저는 전화를 끊었어요 잠시 후 며느리가 또 전화를 걸어 왔죠 어머님 제발 가시지 마세요 이제 그만하자 아이 때문에라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이 나타났어요 엄마 어떻게 알고 왔어 아들은 제 캐리어를 잡았어요 나 못 보내 드려요 공 직원이 다가왔어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요 제가 처리할게요 저는 탑승 수속을 마치고 출발장 향했어요 엄마 정말 이러실 거예요
이제네 인생 네가 살아 뒤에서 며느리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어머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어요 이제는 제 인생을 살아야 했으니까요 제주도의 작은 펜션이 있어요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편지를 쓰기 시작했죠 펜션 주인 아주머니가 우편 봉투를 가져다 주셨어요 손님 편지 쓰시나요네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요 누구한테 보내시는 아들한테 팬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한참을 고민했어요 많이 망설여 지시나 봐요 뭐라고 써야 할지 그때 핸드폰이 울렸어 모르는 번호였다이 잘못 했대요 그냥 좀 이해해 주시죠 전화를 끊고 다시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어머님 커피 한잔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파도 소리를 들었어요 이제 여기서 사실 건가요네 당분간은 다시을 었어요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썼죠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마라 우체국 직원이 편지를 받아들었고 보내시나요네 꼭 전달됐으면 해서요 제주도에 봄이 시작됐어요 작은 마을 복지관에서 영어회화 수업을 듣기 시작했죠 모두 저처럼 새로운 시작을 하는 분들이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복지관 관장님이 저를 부르셨어요 어르신 잠깐 시간 되세요네 무슨 일이신가요 우리 복지관에서 어르신들 모시고 봉사 활동 다니는데 봉사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어머님 오늘도 요양원 가시나요네 이제는 그게 낙이에요 표정이 많이 밝아지 요양원에서 만난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딸내미가 미국 간다고 하는데 서운하시죠 아니야 걔도 개 인생이 있는 거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닷가를 걸었어요 어머님 산책하세요네 이제는 제 시간을 즐기려고요 혼자 사시는데 외롭지
않으세요 바다를 보며 생각했어요 이제는 정말 행복한 것 같다고 이제 저는 알았어요 자식을 위한 희생이 꼭 옳은게 아니라는 거리요 부모라는 이름으로 내 삶을 포기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나 봅니다 서로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어요 자식도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고 부모도 자신의 인생이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제나이 예순 다섯에 새로운 시작을 했어요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난 할머니들은 팔순이 넘어서도 새로운 취미를 배우시다 그요 누군가는 저를 비정한 엄마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요 제 인생의 주인공은 저니까요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 계신 분이 있다면 자신의 행복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자식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은 부모도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의 인생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거예요 그게 제가 65년을 살면서 깨달은 가장 큰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