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희 어머님 오시는 동안만 잠깐 잠깐만 밖에 계실 수 있으세요 순간 제가 잘못들은 줄 알았어요 뭐라고 저희 엄마가 좀 예민하셔서 시어머님이랑 같이 있는 걸 불편해 하세요 그래서 엄마 계실 때만 잠깐 나가 계시면 안 될까요 사돈이 불편하다고 내가 내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거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창밖으로 눈이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어요이 날씨에 내가 어디로 나가니 어머니 근처 찜질 방이라도 가시면 그래요 엄마 찜질방 가서 푹쉬다 오세요 우리가 찜질 방비 드릴게요 저는 이제 막 이른 두 살이 된 김옥순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제가 겪었던 기가 막힌 일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예요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제가 이제야 저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려 하는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때는 몰랐죠 저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했기 오면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집에서 자랐죠 그때부터 제 꿈은 하나였어요 언젠가는 비가 세지 않는 예쁜 집에서 살아보는 것 참 소박한 꿈이었죠 스물둘에 결혼해 남편을 만났는데 그이는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결혼 초부터 잦은 병치레로 직장을 자주 옮겼죠 저는 시장에서 생선도 팔고 식당 일도 하면서 생계를 꾸렸어요 그때도 우리 집은 반지하 있어요 장마철만 되면 물이 새고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죠 여보 미안해요 당신한테 이런 고생을 시켜서 괜찮아요 우리 언젠가는 좋은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을 거예요 남편은 늘 미안해 했지만 저는 괜찮았어요 그저 우리
족이 건강하기만을 받았으니까요 그러다 마흔이 다 되어갈 때쯤 늦둥이 아들 영웅이를 낳았어요 주변에서는 많이 걱정했죠이 나이에 애를 낳는다고 힘들어서 어떻게 키우려고 다른 애들 엄마들이랑 나이 차이가 너무 많잖아 하지만 전 영이를 키우는게 행복했어요 다른 의 아이 엄마들보다 제가 나이가 많다 보니 더 열심히 했어요 영훈이가 창피해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운동의 때는 제일 먼저 가서 좋은 자리를 잡았고 참관 수업 때는 늘 앞자리에 앉아서 영혼이 응원했고 엄마 다른 엄마들처럼 예쁘게 화장하고 오면 안 돼 중학생이 된 영훈이가 그렇게 말했을 때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표현하진 않았죠 그래 다음에는 엄마도 예쁘게 하고 갈게 남편은 영훈이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쯤 병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보험금이 해봐야
얼마 안 되는 돈을 남기고요 장례식장에서 영훈이가 울먹이며 말했어요 엄마 이제 우리 어떻게 살아요 걱정하지 마 엄마가 다 할 수 있어 그때부터 전 더 열심히 일했어요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도 했죠 영훈이의 대학 등록금을 모아야 했으니까요 그 와중에도 틈틈히 돈을 모았어요 언젠가는 꼭 좋은 집을 갖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았죠 아들은 속도 위반을 하여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결혼을 하게 되었거든요 저는 걱정이 참 많았죠 제대로 된 직장도 없이 너무 일찍 결혼하여 저처럼 가난을 대물림하게 될까 노심 조사했습니다 그래도 며느리 민정이의 첫인상은 참 좋았어요 조곤조곤 말하는 모습 얌전해 보였거든요 결혼식 때에 저는 제가
틈틈히 모은 돈을 꺼내 신혼 부부에게 주었어요 이거로 좋은 집 전세 구해서 살아라 어머니 이렇게 많이 주시면 어떡해요 너희가 잘 사는게 엄마 소원이니 부담 같지 말거라 그렇게 연이 지났고 그동안 전남편의 보험금과 제가 더 모은 돈 을 보태서 드디어 제 꿈을 이룰 수 있었어요 경기도 시흥의 신축 아파트 처음 그 집을 계약했을 때 기쁨이란 아파트에 처음 들어섰을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반들반들한 마루 하얀 벽지 깨끗한 화장실 모든게 새 것이었죠 창문을 열면 람이 솔솔 불어오고 저녁이면 아파트 단지에 예쁜 조명이 켜지는 걸 보면서 이제 나도 이런 곳에서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어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베란다에 화분도 놓고
아파트 단지 안 산책로도 걸으면서 처음으로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이웃들과 티타임도 하고 단지 내 조그만 도서관에서 책도 읽었죠 옥순 씨 우리 내일도 공원에서 운동해요네 좋아요 이제 제 시간도 좀 가져야죠 평생 처음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게 어색하면서도 행복했어요 아침마다 커튼을 활짝 열고 창밖을 바라보는게 일과가 됐죠 밤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푹신한 대에 누어 책을 읽었어요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죠 그런데 그때 아들 영훈이와 며느리 민정이가 자주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반가웠죠 손주 도윤이도 데리고 와서 집안이 시끌벅적해는게 좋았어요 할머니 여기 너무 좋아요 우리도 여기 살고 싶어요 손주 도윤이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가슴이 뿌듯했죠 하지만 곧 그들의 속내를 알게 됐어요 영훈이는
퇴근할 때마다 들르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어요 엄마 사업하는 동생이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머니 요즘 전세금이 너무 올라서 저희가 좀 힘들어요 방문할 때마다 돈기 를 꺼내는 통에 점점 아들 부부의 방문이 부담스러워졌다 어느 날 영은이가 민정이와 함께 또 찾아왔어요 어머니 저희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민정이가 먼저 입을 열었어요 평소보다 더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어머니 저희랑 같이 사는게 어떠세요 어머니도 외로우실 텐데 맞아요 엄마 도윤이도 할머니랑 살고 싶대요 겉으로는 제가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말투였지만 저는 알 수 있었어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좁은 빌라에 사는게 힘들어 제 집으로 들어오려는 거였죠 처음에는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난 지금이 좋단다 이제 나만의 생활이 생겼는데 엄마 그래도 혼자 사시는
것보다는 영훈아 난 혼자 있는게 편해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서 같은 말을 [음악] 반복했죠 특히 며느리 민정이는 교묘하게 제 마음을 흔들었어요 어머니 우리 도윤이가 할머니 손맛이 얼마나 그리워 하는데요 매일 할머니네 가고 싶다고 해요 제가 친 엄마처럼 잘 모실게요 제발려 그렇게 아들에게 제대로 하나 해 준게 없다는 생각이 마음에 걸려 결국 같이 살기로 했죠 그래 한번 살아보자이 한마디가 제 평화로운 노후를 완전히 뒤바꿔 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합가 생활 처음 며칠은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문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시작됐어요 이사 온지 일주일째 되던 날 아침이었어요 어머니 오늘 제가 중요한 미팅에
있어서요 아침 도시락 좀 싸 주시겠어요 며느리가 화장을 하면서 말했습니다 그래 알았어 제가 답했습니다 아 그리고 요즘 도시락이 좀 심심한 것 같아요 반찬 가질수도 좀 더 늘려 주시고 예쁘게 좀 담아주세요 회사 동료들이 도시락 사진 찍어 SNS 많이 올리거든요 그날 저는 새벽 시부터 나 도시락을 준비했어요 예쁘게 담으려고 정성을 들였죠 하지만 돌아온 건 어머니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여기 당근은 너무 두껍게 썰루 계란말이는 색이 너무 지네요 SNS 올리면 보기 안 좋잖아요 영훈이도 자기 도시락을 보더니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엄마 저는이 멸치조림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내일부터는 다른 걸로 해 주세요 밤늦게 들어오는 것도 일상이 됐어요 11시 때로는 자정이 다 되어서야 들어오는
아들부부 때문에 잠에서 종종 깨곤 했죠 어머니 저희 들어왔어요 배고픈데 뭐 좀 해 주세요 민정이가 늦은 밤 귀가 하자마자 말했습니다 이렇게 늦게 제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어머님도 참 저희가 얼마나 바쁜데요 라면이라도 끓여 주세요 식사 준비 빨래 청소 모든 집안일이 제 몫이 됐어요 주말에도 쉴틈이 없었죠 어머니 오늘 제 친구들이 오기로 했어요 점심 준비 좀 부탁드려요 며느리가 어느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자다 말고 갑자기 말했습니다 친구들이 말도 없이 몇 명이나 다섯 명이요 아 그리고 어머니 음식 하시고 나면 방에 계세요 친구들끼리 있어야 할 얘기도 있고 해서 부탁드려요 그날 저는 아침부터 부엌에서 친구들 접대할 음식을 [음악] 준비했어요 불과 몇 달 전만에도이
부엌에서 제가 편하게 요리하던게 꿈만 같았죠 어머니 이따 친구들 오면 절대 나오지 마세요 혹시라도 화장실 가실 일 있으시면 친구들 없을 때 다녀오세요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 놓고 제방으로 쫓겨나다시피 들어갔어요 벽너머로 들리는 웃음소리 그릇 부딪히는 소리 마치 이방인이 된 것 같았죠 돈 문제는 더 심각했어요 엄마 이제 저희가 같이 사는데 생활비는 엄마가 내 주시는게 맞지 않아요 어차피 엄마 연금도 이제 나오잖아요 숟가락을 떨어뜨릴 뻔했어요 뭐라고 맞아요 어머니 저희가 어머니 모시고 사는 것도 효도하는 거예요 다른 집은 다 따로 살잖아요 며느리가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들이 제 통장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엄마 통장 좀 맡겨 주세요 제가 관리해 드릴게요 영훈이가 어느
날 갑자기 말했습니다 왜 너희들이 관리하니 그야 어머님 나이에 돈 관리하시기 힘드시잖아요 저희가 대신 해 드리는게 좋죠 민정이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제 자리는 점점 좁아져 갔어요 tvl 보고 있으면 어머니 저희가 보고 싶은 프로가 있는데 방에 가서 보시면 안 될까요 에어컨을 틀어도 눈치가 보였어요 어머님 전기세 많이 나오니까 선풍기로 견디세요 저희 방만 에어컨 틀게 이제는 제 집 거실에 앉아 있는 것조차 불편해졌어 며느리 민정이의 말투는 날이 갈수록 거슬렸다 어느 날은 제가 평소처럼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민정이가 친구에게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 어머님이 맨날 거실을 차지하고 계셔서 내가 너무 불편해 우리 집에서 모임하기도 그렇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내 집에서 언제부터 이렇게 구석으로 밀려났나 싶었죠 내가 잘못한 걸까 자식을 위해이 정도는 참아야 하는 걸까 남들도 참고 사나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정말 제가 폭발하게 된 건 그들이 한 특별한 요구 때문이었답니다 그날은 한겨울 폭설이 내리던 날이었는데 그날 오후 민정이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고 들어왔어요 어머니 오늘 저녁에 우리 엄마가 오세요 응 장모님이 오신다고 영훈이가 소파에서 일어나며 물었습니다 응 갑자기 서울에 일이 있다고 하시네 오늘 하루 자고 가신데 그때까지만 해도 전 아무렇지 않게 들었어요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말도 없이 며느리 친정 어머니가 오시는게 달갑지는 않겠지만 하루쯤이야 그렇게 생각했죠 하지만 곧 충격적인 말이 이어졌어요 어머니 민정이가 조심스럽게 제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저희 어머님 오시는 동안만 잠깐 밖에 계실 수 있으세요 순간 제가 잘못들은 줄 알았어요 뭐라고 저희 어머님이 좀 예민하셔서 시어머님이랑 같이 있는 걸 불편해 하세요 그래서 어머님 계실 때만 잠깐 나가 계시면 안 될까요 창밖으로 눈이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어요 영아의 날씨에 사람이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없는 그런 날씨였죠이 날씨에 내가 어디로 나가니 제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어머니 근처 찜질 방이라도 가시면 민정이가 말했습니다 그래요 엄마 찜질방 가서 푹쉬다 오세요 우리가 찜질 방비 드릴게요 영훈이도 거들었습니다 순간 현기증이 났어요 내 아들이 내가 나아 키운 자식이 이런 말을 하다니 이게 내 집 아니니 내 집에서 내 가 왜 나가니 제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그야 그렇지만 어머니 이해해 주세요 하루 만이에요 며느리가 달래듯 말했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니이 집은 내가 평생 모은 돈으로 산 집이야 여기가 내 집이라고 알아요 어머님 하지만 지금은 저희도 함께 살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건 우리 어머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아들의 반응이었죠 엄마 이러지 마세요 장모님이 오시는데 이렇게 완강하게 거부하시면 어떡해요 민정이가 얼마나 난처하게 영훈아 내가 내가 어떻게 엄마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니 엄마 왜 이렇게 상황 파악을 못하세요 하루만 나가 계시면 되잖아요 영훈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때 민정이가 다가와 제 팔을 잡았어요 어머니 저희 엄마가 이번에 오랜만에 오시는
건데 불편하실 수도 있잖아요 하게 굴지 마세요 저는 민정이의 손을 뿌리치며 일어섰습니다 그럼 내 어머니가 불편하시다고 내가 내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거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어머니 목소리가 너무 커요 민정이가 당황한 듯 말했습니다 더 큰 소리로 말해 줄까 이럴 거면 애초에 왜 가자고 했어 내 집에서 나를 내쫓으려고 그랬니 영훈이가 벌떡 일어나 제 앞을 막아섰다 이제 그만하세요 도대체 왜 이러세요 장모님이 하루 오시는데 뭐가 그렇게 큰 문제예요 큰 문제가 아니라고이 날씨에 너 장모 때문에 너이 친엄마를 내쫓는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창밖으로 눈이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어요 어머니 저희가 찜질방 좋은대로 알아봐 드릴게요 거기서 푹 쉬다 오세요 수건이랑 옷까지도 챙겨
드릴게요 민정이의 그말에 제 속에서 무언가가 확 끌어 올랐어요 너희들이 뭘 챙겨 준다고 내가 너희한테 얻어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이 집도 다 내 돈으로 산 집인데 어머님 또 같은 말씀하시네요 저희가 어머님 모시고 살고 있잖아요 그것도 효도 아닌가요 효도 그래 내가 말한 효도가 이거였구나 시부모는 내 쪽고 친정 부모만 챙기는게 효도야 며느리 민정이의 얼굴이 붉어졌어요 어머니 저 도 더는 참기 힘들어요 저희가 얼마나 어머님을 잘 모시려고 했는데 매일 아침 도시락에 집안 일해 저희가 안 하는게 뭐 있다고 이러세요 너희가 날 잘 모셨다고 내가 너희 무급 가정 부였다 이제 너희 시중 들고 너희 친구들 오면 방에서 나오지도 말라고 하고 이게 효도야 영훈이가
한 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가 그동안 엄마 통장 관리도 안 하고 생활비도 안 받고 그냥 둔게 어디예요 이제 와서 이러시면 통장 그래 내가 내 통장 달라고 했지 그것도 효도 있어이 집 대출 받자고 한 것도 방 안에 공기가 차가워졌어요 영훈이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돈 돈 하시니까 제가 더 할 말이 없네요 우리가 이렇게 모시고 사는 것도 감사해 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 내가 너무 감사해야 하는구나 내 집에 살면서 내 돈 쓰면서 나한테 이러는 너희들한테 말이야 잠시 침묵이 흘렀어요 창밖에서는 눈이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죠 어머니 민정이가 다시 입을 열었어요 저희 어머님이 두시간 후면 도착하세요 제발 이해해 주세요
하루 만이에요 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 뭔가가 탁하고 끊어지는 것 같았어요 알았어 나갈게 엄마 영훈이가 놀란 듯 물었습니다 나가면 되잖아 너희가 그렇게 바라는 거 내가 해줄게 어머니 진작 이렇게 말씀해 주시지 민정이가 안도에 한 숨을 쉬었어요 전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어요 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뒤를 돌아보니 영훈이와 민정이가서 있었 엄마 저녁 9시쯤 되면 연락드릴게요 영훈이가 말했습니다 어머니 찜질 방비 민정이가 지갑을 열려는데 제가 손을 들어 막았어요 됐어 내가 알아서 할게 밖으로 나오니 온 세상이 하였어요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고 바람 도 거세게 불었죠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났어요 아파트 현관을 나서면서 고개를 들어 제 집을 올려다 봤어요
제가 그토록 꿈꾸던 신축 아파트 드디어 가졌다고 생각했던 제 공간 그런데 지금 전 그 집에서 쫓겨나고 있었어요 제 아들과 며느리에 의해서 다른 사람도 아닌 제가 나아 기른 아들에 의해서 저는 그렇게 나오자마자 아파트 앞 상가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곳에는 제가 자주 가던 부동산이 있었거든요 어머니 이런 날씨에 웬일이세요 부동산에 들어서자 김사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어요 제가이 집을 계약할 때 도움을 주셨던 분이었죠 김사장님 제 집 팔아주세요네 갑자기 무슨 일이 시세보다 3천만 원 싸게 내놓을 테니 빨리 처분해 주세요 김사장의 눈이 커졌어요 어머니 무슨 일 있으신 거예요 그집 신지가 언제인데 저는 그제서야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어요 김사장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답니다 진정하시고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 그렇게 전 김 사장님께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가하게 된 이후부터 그동안의 일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 까지 어머니 그런 일이 있었군요 김사장님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빨리 팔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시세보다 3천만 원 낮게 내놓으면 금방 나갈 거예요 요즘 금매 물건 찾는 분들 많거든요 그날로 급매물로 내놓은 제집 정말 이틀 만에 매수자가 나타났어요 김사장님 말씀대로 좋은 조건에 빨리 팔리길 기다리는 분이 계셨나 봐요 전 그날 부동산에 나온 후 그대로 찜질방으로 향했어요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영훈이한테 전화가 왔죠 엄마 이제 들어오세요 장모님 주무시러 가셨어요 그래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거실 불이 꺼져 있었어요 며느리와 안
사도는 방에 들어가 있었고 영훈이는 거실 소파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죠 엄마 들어오셨어요 영훈이가 건성으로 물었습니다 응 그날 밤 전한 숨도 못 잤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편했답니다 드디어 결심을 했거든요 다음날 아침 안사도 men 일찍 떠나셨어요 며느리와 아들은 마치 어제 일은 없었다는 듯이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출근했지 그리고 일주일 뒤 어머니 저희 들어왔어요 하고 돌아온 민정이가 현관문을 열며 말했습니다 여기 앉아봐라 할 얘기가 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제가 말했어요 영훈이와 민정이는 제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조심스레 앉았습니다 무슨 무슨 일이세요 영훈이가 물었습니다 팔렸다네 민정이가 벌떡 일어섰어요 뭐라고요 엄마가이 집을 팔아요 말도 안 돼요 영훈이도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미 계약금도 받았어
한달 안에 이사 나가야 해 엄마 이게 무슨 에요 우리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영훈이가 격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상이 내 집 내가 팔겠다 상의가 필요하니 그리고 너희는 나한테 상해 했니 내 집에서 나를 내쫓을 때는 상해 안 해도 되고 그건 그건 하루였아요 엄마가 이러시면 우리는 어디로 가요 영훈이의 목소리가 떨렸어요 민정이가 한 발 앞으로 나섰습니다 어머니 진정하시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계약금 물어 주시면 되잖아요 전 차갑게 웃었어요 계약금 물어 준다고 난 그럴 생각 없다 이미 잠금 치를 날짜도 잡았어 한 안에 나가야 해 말도 안 돼요 우리도이 집에 살고 있는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민정이가 소리쳤습니다이 집 등기부등본에 너 이름 적혀 있니
월세는 한 번이라도 내본 적이 있어 둘 다 말문이 막혔어요 엄마 그래도 우리가 얼마나 엄마를 잘 모셨는데 어 이 수가 있어요 영훈이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습니다 잘 모셨다고 너희가 나를 뭐라고 생각했는지 알아 무료 가정부 아니면 돈 떨어지면 찾는 현금인출기 어머니 그건 너무 하시는 민정이가 말하려는데 제가 손을 들어 막았어요 할 말 없다 나가서 집 알아보던 해라 한 달이면 시간 충분하지 엄마 이러시면 안 돼요 저희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영훈이가 제 손을 잡으려 했어요 이거 나라 이제 와서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야 어머니 저희가 사과할게요 제발 민정이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어요 하지만 전 이미 마음을 굳혔다 나는 작은 빌라로 이사 갈
거야 혼자 살기 딱 좋은 집으로 아무래도 내 팔자의 아파트는 없는 거 같다 그럼 저희는요 전세금도 없는데 영훈이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물었어요 그건 너희가 알아서 해 이제부터 난 나 혼자만 생각할 거야 그날 밤 영훈이와 민정이는 계속해서 제 방문을 두드렸어요 엄마 문 좀 열어 주세요 어머니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하지만 전 열어 주지 않았어요 내 아들이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게 너무 서러웠어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물러설 수는 없었어요 이대로 계속 살다간 정말이 집에 실제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게 될 것 같았거든요 다음날부터 영훈이와 민정이는 계속해서 애원했지만 전 단호했습니다 이사 갈 집이나 알아봐라 시간 얼마 안남지 않았니
마침내 한 달이 지나고 이사 날이 왔어요 이사 당일 아들 부부는 마지막까지 [음악] 애원했고 우리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영원이가 짐을 싸는 제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어머니 저희가 매달 도 낼게요 제발 집을 파시면 안 돼요 민정이도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하지만 전 묵묵히 짐을 쌌어요 사실 제 짐이라고 해봤자 얼마 없었죠 평생 모은 돈으로 산이 집 말고는 제가 가진게 많지 않았으니까요 엄마 그래도 우리가 친 자식인데 이럴 수가 있어요 영훈이가 제 팔을 잡았어요 그때 전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아들을 똑바로 쳐다봤어요 친자식 그래 넌 내 아들이야 내가 나와서 키운 아들 하지만 그 아들이 자기 장모님 때문에 친엄마를 한 겨울에 쫓아냈다
그때는 그때는 영훈이가 말을 제대로 잊지 못했어요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어 나는 그날 내 아들을 잃었어 그 말에 영훈이가 털썩 주저 앉았어요 민정이는 남편의 어깨를 붙잡고 느꼈고요 짐다 쌌으니 이제 가보마 제가 일어섰어요 어머니 어디로 가시는 지라도 민정이가 물었어요 그건 알려줄 수 없다 앞으로 내 집에 찾아올 일은 없을 거니까 아파트를 나서는데 김 사장님이 절 기다리고 계셨어요 어머니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새로 구하신 집까지 차에 오르면서 마지막으로 한번 뒤를 돌아봤어요 영훈이와 민정이가 현관 앞에 서서 울고 있었죠 어머니 정말 이렇게 하시는게 김사장님이 조심스럽게 물었어요네 이게 맞아요 이제는 제 인생을 살아야죠 새로 구한 집은 작은 빌라에요 방도 잡고
시설도 신축 아파트만 못하지만 제가 편히 쉴 수 있는 제 공간이에요 이사하고 며칠 뒤 김사장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어머니 영훈 씨가 계속 찾아와서 어머니 주소를 물어보네요 절대 알려주지 마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전 이렇게 새로운 삶을 시작했어요 작은 집이지만 제가 주인이 되어 사는 곳 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마시고 싶은 차를 마시고 보고 싶은 tv 실컷 봐요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이요 가끔 영웅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젖비린내 나던 때부터 키워온 아들인데 하지만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요 그날 내린 폭설처럼 우리 사이에도 차가운 눈이 쌓여 버렸으니까요 어쩌면 이게 제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이제야 비로소 제 삶을 찾았으니까요 누군가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꼭 기억해 주세요 나이가 들었다고 부모라고 해서 모든 걸 참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삶이 있고 우리만의 자존심이 있답니다 그렇게 찾아간 사돈댁에서 제가 본 것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안사돈 qu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발마사지를 하고 있는 제 아들이었어요 정부야 어 어머니 어떻해 이게 대체 이게 무슨 꼴이니 아 사돈 갑자기 오시다니 이거 하지 말라 했는데도 하겠다이 뭐예요 배서방이 얼마나 저희를 잘 챙기는지 안사돈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어요 어머님 오해하신 것 같은데 오빠가 워낙 자발적으로 자발적이라고 아침부터 내가 다 봤어 당신들이 우리 정구를 어떻게 부려 먹었는지 어머니 좀 무례하시네요 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세요 백화점에서 쇼핑백 들고
다니는 거 카페에서 구박 받는 거 심지어 지금이 발마사지가 여지껏 내 아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었는지 알겠네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저는 강원도 양양에서 최소 장사를 하며 살고 있어요 20년째 새벽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이제는 이곳이 제 삶의 일부가 되었죠 남편이 하늘나라로 떠난 뒤 혼자서 아들 정구를 키웠는데 그 아이가 이제는 서울 대기업에 다니는 훌륭한 직장인이 되었어요 매일 새벽 4시 저는 어김없이 시장으로 향합니다 날이 밝기도 전에 트럭에 채소를 고가 는 길은 고될 법도 한데 저에겐 그저 행복한 일상이에요 선형 씨 오늘도 일찍 나오셨네요 어제는 비가 많이 왔는데 바튼 괜찮았어요 재소를 가지러온 단골 손님 김씨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어요 괜찮았어요 다행히
배수로 미리 정비해 놔서 피해는 없었네요 아이고 선형 씨도 참 그 널은 땅 혼자서 어떻게 다 관리하세요 이제는 나이도 적지 않은데 괜찮아요 일하는게 제 아인데요 뭘 그래도 선형 씨 요즘 양양이 뜨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다던데 부자 되셨으니 이제 좀 쉬세요 부자 아니요 당치 않아요 그냥 농사 짓고 장사하는 초보일 뿐이에요 제가 허리를 굽혀 상추를 다듬고 있자 옆에서 장사하는 최씨와 박씨가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거 들었어 요즘 양양이 젊은 사람들이 소위 핫플레이스라고 해서 땅값이 엄청 올랐대요 이의 땅이 5만 편이라면서 대박이지 근데 여전히 저렇게 소박하게 [음악] 사시네 정이 참 많으신 분 같아 들리는 얘기로는 아들이 서울대 나와서 대기업 임 언급이라도 시장
골목에서 들리는 수근 거림에 저는 그저 묵묵히 채소를 다듬었어요 돈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제게는 아들 정구가 바르게 자라준 것만으로도 충분했죠 어머니 이번 주 말에 꼭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중요한 얘기가 있어서요 며칠 전 아들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평소와 달랐어요 목소리에 설렘이 가득했거든요 우리 아들 무슨 좋은 일 있나 보네네 주말에 가서 말씀드릴게요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래 알았다 내려오기 전에 미리 말 좀 해 줘 그리고 정말 그 주말 정구가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 길소 유이라고 하더군요 하얀 피부에 화려한 명품 옷차림 세련된 말투 처음 보는 순간부터 왠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어요 어머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MBA 마치고 왔어요 부모님은 강남에서
무역 회사를 운영하시고 소율의 인사말 하나하나가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어요 마치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려는듯한 태도가 역력했어요 어머님 때기 응 생각보다 소박하네요 양양에서 오래 사셨다고 하셨죠 소율의 말에는 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어요 응 여기서 30년 넘게 살았단다 올해도 살았지 아 시골에서 오래 사시다 보니 불편하신 것도 많으시겠어요 서울은 가끔 올라오시다 정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 소율은 친구와 전화 통화를 시작했어요 전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그만 대화 내용이 귀에 들어왔죠 언니 나 지금 양양 시골에 왔어 그 서울대 나온 오빠 어머님 댁인데 완전 시골이야 집도 낡았고 시어머님 될 분은 아직도 시장에서 장사 는데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서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어요 응
알아봤는데 땅이 좀 있다고는 해 근데 뭐 시골 땅이 얼마나 하겠어 그래도 내가 잘 구슬리면 나중에 팔아서 벤츠라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빠가 순에서 다 내 말들을 텐데 히 그나저나 어머니 못차림 좀 봤는데 완전 촌스러워 나중에 결혼식 할 때 사람들이 보면 창피해 어떡하지 전학기 너머로 들리는 소율의 말에 제 심장이 무너져 내렸어요 식탁의 노인 과일을 씻으며 느낌이 싸 하더라고요 얼마 뒤 정구가 돌아와서는 소율의 손을 잡고 제 앞에 섰어요 어머니 소율이 어때요 예쁘고 똑똑하죠 정구의 눈빛은 설렘으로 가득했어요 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어요 그래 공부도 많이 했나 보네 어머니 다음에는 소유리 부모님도 같이 한번 배어 인사드리고 싶다고 하시네요 정구의
말에 저는 할 말을 삼켜야 했어요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지켜 봐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소율은 끊임없이 자신의 집안 자랑을 늘어 놓았어요 우리 엄마는 시장에서 장 보지 않으세요 백화전 VIP 그래서 다 배달 시키거든요 어머님도 나중에 제가 백화점 VIP 카드 만들어 드릴게요 아 근데 어머님은 시장에서 일하시니 그런게 필요 없으시겠네요 죄송해요 제가 너무 신뢰했다 소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시처럼 제 가슴을 찔렀어요 하지만 정구를 위해 저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죠 그날 밤 정구와 소율이 서울로 돌아간 후 저는 괜실히 불안한 마음에 걱정이 없었죠 우리 정구가 저런 며느리 감을 데려오다니 그래도 아직은 결혼 전이니까 지켜봐 보자 하지만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 했던가요 저는 성급하지 않게 좀 더 지켜보기로 했었죠 그렇게 예비 며느리와 아들이 서울로 돌아간지 이해서 3개월 지났을 때였을까 새벽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됐어요 그 심상치 않은 소문은 전구 어릴적 친구 민수에게 들었죠 이모 오랜만이에요 어머 민수 그나 서울에서 언제 내려왔어 어제요 사실 이모 배러 일부러 왔어요 정구형 때문에 민수의 표정이 어둡다 군요 정구 형이 요즘 많이 힘들어 보여요 처갓 댁에서 머슴살이 한다는 소문이 있어서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마 우리 정구가 하는 의심도 들었죠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며칠 전 정부와의 통화가 떠올랐어요 어머니 요즘 좀 바빠서
다음에 찾아뵐게요 항상 박던 목소리가 지쳐 있었던 것 같았어요 혹시 그동안 제가 너무 눈치채지 못한 걸까요 밤새 뒤척이다 결국 새벽 력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어요 잠깐 눈을 붙였나 싶었는데 아무래도 예비 며느리를 처음 봤던 날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고민을 하던 차에 제눈으로 직접 확인을 해 봐야겠다 싶어 다음날 새벽 서울행 첫 차를 탔어요 아들과는 원래 다음날 만나기로 했는데 몰래 하루 전에 올라간 거였죠 그때 예비 며느리 소율이가 알려준 사돈댁 근처에 도착하니 아침 10시가 막 지났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페 앞을 서성이고 있는데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어요 양손 가득 쇼핑백을든 정부였던 찰라 잠시 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됐죠
배서방 이쪽으로 와요 여기가 분위기 좋다고 하네요 사돈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고급스러운 카페로 들어가는 그들을 쫓아 저도 잠시 후에 카페에 들어갔죠 구석자리에 조용히 앉아 그들의 모습을 지켜봤어요 아이고 피곤해 배서방이 쇼핑백들 좀 잘 정리해서나요 이게 다 명품인데 구겨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사돈의 날카로운 목소리 의 정군은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오빠 나 아메리카노 마시고 싶은데 가서 좀 사와 우리 엄마것도 같이 어머님 거는 카페라 대로 시킬까 아니 아메리카노가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배서방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이렇게 센스가 없어서야 원 배서방 내일 회사 쉬죠 우리 집에 와서 빨래 좀 넣어줘요 나 마사지 예약했어요네 내일은 제가 어머니 서울에 오실 수도
있다 하셔서 아니 친정 어머니가 뭐가 중요해요 나 배서방 장모 사람 아니에요 시골에 계신 분이 서울 와서 뭐 하시게요 예비 며느리도 거들었어요 맞아 오빠 우리 엄마 말도 들어 줘야지 눈치 좀 챙겨 오빠는 왜 이렇게 가족애가 없어 정군은 그저 묵묵히 커피를 마시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 엄마 이제 명품관가 볼까 소율의 말에 안 사돈이 일어섰어요 그래 가자 배서방이 쇼핑백들 좀 잘 들어요 명품관으로 향하는 내내 정군은 무거운 쇼핑백을 들고 그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어요 어머이 가방 너무 예쁘지 않아요 예비 며느리가 진열된 가방을 가리켰어 그러네 배서방 이거 좀 사줘요 소유 리가 마음에 든다아 하지만 지난주에도 비슷한 거
사드리지 않았나요 또 필요하신 거예요 정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 사돈이 말을 잘랐어요 아니 뭘 그렇게 아까워 해요 돈 버는게 다 소율이 위해 쓰라고 버는 거 아니에요 남자가 이렇게 쫓아내서 원 쇼핑이 끝나갈 무렵 안사돈이 한 숨을 쉬었어요 아이고 이제 집에 가요 피곤해 정구는 묵묵히 새로 산명 분배까지 정리해서 들었어요 오빠 이거 다들 수 있겠어 우리가 좀 많이 샀나 아니야 다 될 수 있어 정구가 양손에 명품백과 쇼핑백을 하나름 안았어요 배서방 우리 집에서 이것들 좀 정리하고 저녁 좀 해 줘요 우리 집안 사위 될 사람이 요리는 잘하는지 좀 보게 아까 사온 명품 백들 옷장에도 좀 넣어주고 그렇게 세 사람이
함께 사돈댁으로 향하는 걸 보며 저도 천천히 그들의 뒤를 따랐어요 더는 지켜보기만 할 순 없었으니까요 이제는 제가 무언가를 해야 할 때였다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제 심장은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아들이 저렇게 짐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니 더는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올라가면서 오늘 하루본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 구박 받으면서도 고개에 숙이던 모습 그리고 점점 무거워지는 짐들 복도끝 122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는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가 제 귀를 찔렀어요 오빠 빨리 와서 엄마 발 좀 주물러 드려요 엄마가 피곤하시죠 알겠어 먼저이 쇼핑백들 좀 아니 배서방 그거야말로 제 손이 떨리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혹시 제가 오해한 걸까 하는 마음에 잠시 망설였지 하지만 다음 순간 들린 대화에 제 손이 저절로 초인종을 눌렀어요 어머 누구지이 시간에 내가 열어볼게 문이 벌컥 열리며 예비며느리 서유리가 나타났어 화려한 실크 원피스의 명품 목걸이를 한채로 누구 어머님 어머님이 왜 여기 소율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그리고 제가 본 것은 거실 소파에 편하게 앉아 있는 안사돈 qu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발마사지를 하고 있는 제 아들이었어요 정부야 제 목소리가 떨렸어요 어 어머니 어떻해 정구가 놀란 얼굴로 일어섰어요 이게 대체 이게 무슨 꼴리니 제 언성이 점점 높아졌어요 아 사돈 갑자기 오시다니 안사돈이 황급히 발을 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거 그냥 배서 방이 효심이
깊어서 하지 말라 했는데도 하겠다이 뭐예요 효심이 제 목소리가 떨렸어요 효심이 하셨나요 그럼요 사돈 배서방이 얼마나 저희를 잘 챙기는지 안사돈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어요 어머님 오해하신 것 같은데 소율이가 달래듯 말했어요 오빠가 워낙 자발적으로 자발적 아침부터 제가 다 봤어 당신들이 우리 정구를 어떻게 부려 먹었는지 어머니 좀 무례하시네요 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세요 예비 며느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J 쇼핑백 들고 다니는 거 카페에서 구박 받는 거 심지어 지금이 발 마사지까지 여지껏 내 아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었는지 알겠네요 제 목소리가 떨렸어요 분노와 서러움이 한꺼번에 북받쳐 올랐죠 어머니 그게 아니라 정구가 애써 중재를 하려 했지만 제가 손을 들어 막았어요 조용히해 정부야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이제 다 알아 어쩌다가 어쩌다가 우리 아들이이 지경이 됐니 안 사돈이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끼어 들었어요 사돈 말씀이 너무 심하시네요 저희가 배서 방을 얼마나 아끼는데 누가 보면 못된 짓이라도 한 줄 알겠어요 아낀다고 이런게 아낌 있니까 제 아들을 시골에서 자랐다고 무시하고 이렇게 하인처럼 부려먹고 하인이라고 사돈 진짜 너무하시네요 방금 그 말은 사과하셔도 안사돈이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그래요 너무해요 다짜고짜 우리 집에 찾아와서 화만 내시고 예비 며느리도 가세했기 곧 가족이 될 건데 지금 실수하시는 거예요 가족이요 제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어요 말 잘했네요 당신들이 생각하는 가족이 이런 건가요 내 아들을 머슴처럼 부려먹고 심지어 이렇게 발마사지가 시키는게 모음이라 사돈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의 마리채 끝나기도 전에 정구가 불쑥 입을 열었어요 장모님 그만하시죠 배서방 안사돈 서유리가 동시에 놀란 목소리를 냈어요 어머니 말씀이 맞으세요 저 이제 더는 못 참겠어요 오빠 갑자기 무슨말 말을 하는 거야 소율이 정구의 팔을 붙잡았어요이거나 나 여태까지 당신들에게 자라면 우리 엄마도 대접 받겠지 하고 참아왔어 그런데 우리 어머니한테 언성 높이는 당신들을 보니 이제 진리네요 이제야 깨달았네요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무 무슨 소리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금 우리가 얼마나 행복했는데 행복했다고 정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어요 매일 밤 퇴근하고 와서 청수하고 주말마다 시중들고 너는 행복했겠지 그야 오빠가 괜찮다고 했잖아 소율의 목소리가 떨렸어요 자발적이었다고 소율아 너는 내가 왜 그랬는지 알아 오빠는
이것도 못해 줘 가족을 위해서이 정도도 못해 다른 남자들은 다 해주는데 이런 말들로 나를 조종한 거잖아 오빠 아니 배서방 모를 잘못 먹었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 안사돈이 발끈 했어 우리 소율이가 조종했다고 말이 너무 심하잖아요 그때였어요 제가 참았던 모든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죠 말이 심하다고 당신들이 우리 정부한테 한 짓은 어떻고요 됐어요 이제 그만하죠 차라리 잘됐어요 이런 대접을 받는 걸 결혼하 알았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으니 하늘이 도왔지 파혼 합시다 당신들에게 내 아들 못 줍니다 어머니 정구가 제 손을 잡았어요 차가운 아들의 손이 떨리고 있었죠 전구야 이제 괜찮아 제가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어요 사돈 좀 흥 하셨네요 진정하고 우리 차
한잔하면서 천천히 얘기해 봐요 안 사돈이 달래듯 말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은 뒤였어요 차는 무슨 차 퍽이나 차가 목구멍에 넘어가겠어요 어머님 제발 서율이 울먹이며 다가왔어요 저 오빠를 정말 사랑해서 사랑이라고 정구가 비웃듯 말했어요 네가 생각하는 사랑이 이런 거야 오빠 그건 이제 알겠어 네가 원한 건 남편이 아니라 머슴이 있던 거지 오빠 제발 그만 화내지 마라 소율이 무릎을 고르려 했지만 정구가 단호하게 말했어요 소율아 이제 끝내자 더 이상은 참는데 한계가 있어 뭐 뭐라고요 안 사돈의 눈이 커졌어요 안 돼 절대 안 돼 소율이 전구에 팔을 붙잡고 늘어졌어요 오빠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는 절대 절대 됐어 우리 서로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정구가 조용히 예비 며느리에 손을 떼어냈어요 사돈 이러시면 안 돼요 사돈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어요 우리가 잘못했어요 앞으로는 배서방 하고 싶은 대로 아니 우리 최면도 생각해 줘야죠 어머님 제발 예비 며느리는 제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저 오빠 없이는 못 살아요 일어나라 제 목소리가 떨렸어요 너 같은 며느리 원하지 않는다 전구야 가자 제가 아들의 손을 잡았어요 어머니 정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어요 제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현관문을 향해 걸었어요 뒤에서는 서율과 안사돈 애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미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뒤였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정구가 제 어깨에 기대어 흐느껴 울지 마라 이제 다 끝났어 아들의 등을 쓸어주며 속삭였어요 밖으로
나오자 시원한 바람이 불었어요 마치 우리의 아픔을 씻어 주는 것 같았죠 이제야 제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 정구가 힘없이 속삭였어요 저는 그저 좋은게 좋은 거라 넘어가면 될 줄 알았어요 괜찮아 이제 알았으니까 오늘은 집에 가자 내일 쉰다고 했지 그렇게 후 석달이 지났어요 정군은 다시 활기를 찾아갔고 전 여전히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지냈죠 아침 일찍부터 채소를 다듬고 있는데 누군가 제 앞에 서서 망서리고 있다는게 느껴졌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안사돈 이었어요 예전에 거만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죠 비싼 명품 대신 수수한 차림이었고 얼굴도 많이 야위어 있었어요 사돈 아니 선영 씨 한참을 머뭇거리다 겨우 입을 여는 안사돈 보며 저도 모르게
마음이 좀 아팠어요 들어가서 이야기 나누시죠 근처 집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양양의 땅이 그렇게 많으시면서 커피를 한참 만지작거리던 안사돈이 입을 열었어요 진장 말씀해 주셨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말씀드렸다고 해서 뭐가 달라졌을까요 제가 담담하게 물었어요 안사돈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그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가 너무 잘못했어요 정구 좀 설득해 주셔서 그나저나 소율이는 어떻게 지내요 제가 화제를 돌렸어요 많이 힘들어해요 전 직장도 그만뒀어요 엄마 때문에 정구 오빠가 떠난 거라고 하면서 저한테 화만 내고 매일 울기만 하고 우리 정구도 처음엔 많이 힘들어했어요 제가 말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죠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제야 털어 놓더라고요 사돈이 고개를 숙였어 커피잔에 눈물이 떨어지는게 보였죠 선영 씨 정말 죄송해요
한 번만 우리 소율이랑 정구 좀 만나게 해 주세요 이제 와서 사과하 필요 없어요 만나는 일은 없을 거고 저는 우리 정구가 행복하니까 그걸로 됐어요 안사도 한참을 더 앉아 있다가 일어섰어요 역시 그렇군요 행복하게 사세요 정 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 주세요 그렇게 안사돈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세상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정구가 봉사 활동을 다녀오더니 어색한 표정을 지었어요 어머니 제가 한번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데 다음 주말 정구가 데려온 민지를 처음 만났어요 수수한 모습에 다정한 미소를 가진 여성이었고 첫인상부터 왠지 마음이 가는 사람이었어요 어머님 처음 뵙겠습니다 민지는 인사를 하면서 손에든 반찬 통을 내밀었어요 제가 직접 담근 김치인데 괜찮으실지 어머이
이렇게 정성스럽게 김치맛을 보니 제 입맛에 딱 맞더라고요 민지는 주말마다 도건 노인들께 반찬을 만들어 드리고 초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친다고 했어요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미술 수업도 하고 있다더군요 어머님 정고 오빠는 정말 따뜻한 분이에요 지가 수줍게 말했어요 처음 봉사 활동장 만났을 때부터 그게 느껴졌어요 힘든 일은 먼저 나서서 하시고 민지 씨는 어떻게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제가 궁금해서 물었죠 제가 어릴 때 형편이 많이 어려웠어요 그때 주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제가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그리고 어머님 말 편하게 해 주세요 정구가 민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랐어요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졌죠 그렇게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졌고
석달 뒤 정구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어요 어머니 민지랑 결혼하고 싶어요 결혼식은 소박했지만 따뜻했어요 특별했던 건 청첩장 대신 보낸 안내 문이었고 추기 그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됩니다 그 제안을 한 건 민지왔어요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특히 꿈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결혼 후 우리 가족의 일상은 더욱 따뜻해졌어요 주말이면 시서 봉사 활동을 다녔는데 민지가 만든 반찬을 들고 도건 노인들을 찾아뵙고 정군은 무거운 짐을 나르고 저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지난 겨울이에요 폭설이 내린 날 우리 세순 마을 곳곳을 다니며 어르신들 안부를 확인했죠 할머니 이불은 따뜻하신요 민지가 꼼꼼하게 살폈고 정군은 눈을 치우고 장작을 패 주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만났어요 형편이 어려워 미술 하고는 꿈도 못 꾼다 그 민지가 제안했죠 어머님 저희가 모온 돈으로 장학금을 주면 어떨까요 그렇게 시작된 작은 장학회는 이제 우리 마을에 자랑이 되었어요 처음엔 한 명이었던 장학생이 이제는 다섯 명으로 늘었죠 가끔 서울에 올라가면 소율이 안 사돈을 마주치기도 해요 하지만 더 이상 미움은 없어요 오히려 그때의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정구가 웃음을 되찾은게 가장 큰 선물이에요 이제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돈이나 명예가 아닌 서로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 그게 바로 진정한 행복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이른 녀석 김정욱이 합니다 제 이야기를 시작하려니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네요 어제 저녁 오래된 사진첩을 들쳐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에서 진정 나를 위한 시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하고 말이죠 결혼 초에 기억이납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남편은 키도 크고 잘생긴 사람이었어요 처음엔 제법 괜찮은 회사에 다녔는데 술버릇이 고약 있죠 약은 끝나고 들어온다며 새벽까지 안 들어오고 월급 날이면 어김없이 회식한다고 나가곤 했어요 여보 오늘은 일찍 들어와요 애들이 아빠 보고 싶어해요 알았어 정욱아 이번엔 진짜 일찍 들어올게 하지만 그날도 어김없이 자정이 넘어서야 들어왔죠 술의 취에 현관문도 못 찾고 계단에서 잠들어 있는 남편을 끌어안고 들어오면서도 저는 참았어요 자식들 아빠니까 그래도 착한 사람이니까 하면서 말이에요 직장을 자주 옮기는 남편 때문에 살림은
점점 더 어려워졌어요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아본 적이 손에 꼽았죠 어느 날은 아침부터 한 숨을 쉬더니 이러더군요 정호가 미안한데 이번에 그만두게 되어 또요 이번에는 얼마나 버틴 거예요 석달 그때부터였을까요 제가 본격적으로 생계 전선에 뛰어든게 처음에는 동네 미용실 청소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큰 아들 주택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미용실 청소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어요 그래서 시장 분식집에서 살 거지도 시작했죠 점심 시간이면 손님들 그릇을 치우느라 정신 없었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가끔 남은 떡볶이를 싸 주시곤 했어요 정욱 씨 이거 애들 간식으로 가져가 아이고 감사합니다 뭘 애들 키우는 맛에 사는 거지 그나저나 정욱 씨 남편은 요즘 어때 글쎄요 제가 배짱이란 결혼한 건지 어제도 이번에는 제대로 된데
들어갔다 하더니 말끝을 흐리면 주인 아주머니는 더는 묻지 않았어요 그저 따뜻한 눈길로 절 바라보곤 했죠 둘째 주석이 어릴 때부터 아팠어요 천식이 심해서 밤마다 기침을 하고 새벽에 호흡이 안 돼 종종 응급실을 갔죠 그렇게 저는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저녁에는 번화가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일했어요 추운 겨울밤 떡볶이 팔면서도 마음은 늘 집에 있는 아이들한테가 있었죠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살았어요 어느 날은 막내 딸 미라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울면서 말하더군요 엄마 나도 피아노 학원 다니고 싶어 그래 우리 미란이가 피아노를 치고 싶구나 은진 애는 다 피아노 치는데 나만 그날 밤 전단지 알바를 하나 더 했어요 이대로는 자식들이 원하는 거 하나 제대로 해 주지 못하겠다 싶었죠 늦은
밤까지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우체통에 전단지를 넣었죠 발은 퉁퉁 부었지만 자식 생각에 힘이 났어요 명절때면 특히 빠 어요 시어머니께서 정우가 올해는 동태전도 붙여야겠다네 어머님 아 그리고 호박전도네 알겠습니다 밤새도록 부엌에 서서 전을 붙이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어요 하지만 자식들이 엄마가 붙인 전이 최고야 라고 말해 줄 때면 그런 고단함도 다 녹아내렸고 한번은 주태가 중학교 때였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열이 펄펄 끌더군요 엄마 머리가 너무 아파요 우리 아들 많이 아프구나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쉬자 하지만 엄마 오늘 일못 가면 괜찮 아 우리 아들 건강이 더 중요하지 그날 하루 일을 쉬었다고 일당에서 까였지만 후회하진 않았어요 아픈 아들 곁을 지키는게 더
중요했으니까 주석이 손재주가 참 좋았어요 어느 날은 철사로 만든 반지를 들고 와서는 엄마 이거 엄마 주려고 만든 거예요 어머 우리 주석이 이렇게 예쁜 걸 만들었네 엄마가 힘들게 일하시니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 철사 반지 지금도 제 설압 한구석에 고의 간직하고 있어요 미라이는 특히나 애교가 많았죠 퇴근해 들어오면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어린 손으로 제 어깨를 주무르던 그 따스함이 지금도 생생해요 세월이 참 빠르더군요 거울을 보면 주름살이 깊게 폐인 얼굴 굳은 살 박인 손 때로는 한 숨이 나오기도 했어요 정호가 너는 언제쯤 너를 위해 살 수 있을까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 답을 찾을 여유는 없었죠 자식들 뒷바라지 하기에도 시간이 모 자랐으니까요 그래도 가장
행복했던 건 자식들이 어릴 때였어요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따뜻해져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편했어요 어쩌면 제가 그토록 쏟아부었던 사랑과 헌신이 지금의 아픔을 만드는 씨앗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자식들은 점점 커 갔고 제 희생은 당연한 것이 되어 갔으니까요 엊그제 동창 수미를 만났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정우가 너무 자식한테 올인하지 마 나중에 후회하라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의미를 뼈저리게 깨닫고 있네요 그렇게 저는 자식들이 다 장성할 때까지 참고 기다렸죠 편해질 줄 알았거든요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 않으라는 진 허리도 이제는 좀 펴볼 수 있지 않을까 했죠 하지만 그건 제 기대일 뿐이었나 봅니다 큰아들 주태는 제가 제일
의지하던 아들이었어요 대학 졸업하고 첫 월급을 받아 왔을 때가 생각나네요 엄마 이제부터는 제가 엄마 책임질 거예요 평생 고생하신 우리 엄마 이제는 제가 효도할 차례예요 그날 밤 전 행복해서 잠도 못 잃었어요 이제 우리 아들이 다 컸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죠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부터였다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명절 때 찾아온 주택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 이번에 새 아파트 계약금이 필요한데 얼마나 필요한데 3천만 원만 빌려주세요 곧 갚을게요 저는 아들을 위해 주는 돈은 아깝지 않지만 제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수록 저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 뿐이었죠 한번은 제가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큰아들에게 전화를 했던 적이 있어요 태야 엄마가 좀 아 데 병원 좀 같이가
줄 수 있을까 엄마 지금 회의 중이라서요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그래도 잠깐만 죄송해요 진짜 중요한 회의라 끊을게요 전화가 끊기고 나서 한참을 휴대폰만 바라봤어요 나중에 걸려 온다던 전화는 결국 오지 않았죠 대신 그날 저녁 주태 SNS 있는 새로운 사진이 올라왔어요 며느리와 함께 와인을 먹는 사진이었죠 사진 속 주태는 환하게 웃고 있었어요 회의가 바빴다 아들이 내심 속상했어요 며느리는 더 심했어요 얼마 전 손주들 봐달라고 부탁할 때였죠 어머니 님 이번 주말만 애들 좀 봐 주세요 제가 친구들이랑 여행 가기로 했거든요 그래 우리 손주들이 시간 보내는 거 좋지 아 그리고 어머님 애들 영어 캠프 비도 좀 자식 얼굴 본다고 좋아서 손주들 봐 준다고 했죠 하루
종일 돌보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달래곤 했어요 그렇게 저녁이 되어 며느리가 아이들을 데리러 왔을 때 한마디 던지더군요 어머님 저희가 이번에 제주도 가기로 했는데 애들 학원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말끝을 흐리는 며느리에 속내가 뻔히 보였어요 결국 또 지갑을 열었죠 둘째 주석이 말하기도 참 난감하네요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닐 때만 해도 괜찮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서는 엄마 제가 대박 아이템을 찾았어요 또 무슨 일이야 요즘 삼겹살집이 대세래요 장사 안 될 리가 없어요 돈만 좀 있으면 주석가 엄마 제발요 이번 도와주시면 진짜 대박 날 거예요 결국 등 떠밀려 대출까지 끼고 가게를 열어줬어요 첫 달에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죠 엄마
봐요 장사 잘 되죠 그래 잘 되네 이제 곧 돈 벌어서 엄마 호강시켜 드릴게요 하지만 석달도 못 가서 문을 닫았어요 그러고는 바로 다음날 를 찾아와서는 엄마 이번에는 진짜예요 카페가 대세래요 무조건 성공할 수 있어요 주석가 이제 그만 엄마는 왜 나만 못 믿으세요 형은 모든 다 해주면서 그 카페도 반년을 못 버텼어요 치킨집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때마다 빚은 제 몫이 되었죠 얼마 전에는 또 찾아와서는 엄마 이번에는 좀 급해요 대부업체에 빌린 돈이 있는데 이자가 너무 비싸서 얼마나 2천만 원만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한 숨이 절로 나왔어요 통장을 보니 제 노후자금이 바닥 나고 있더군요 막내 딸 미라이는 사치가 심했죠 어느 날 밤늦게 전화가 왔어요
엄마 저예요 울먹이는 목소리였어 왜 이렇게 늦게 전화했어 저기 카드 값을 또 이번만 도와주세요 진짜 반성하고 있어요 알고 보니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을 할부로 산 거였어요 남편 몰래 결국 또 제가 카드 값을 대신 내었죠 그런데 일주일도 안 돼서 미라이의 인스타그램에 새 계시물이 올라왔어요 호텔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이었어요 새로 산 명품 가방도 보이더군요 가슴이 답답했어요 어떻게 자식이라 있는 놈들이 하나같이 처리 안 들까 내 팔자야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자식들이 제 집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어요 전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형 이번에는 절대 양보 안 할 거야 엄마 돌아가시면 과천 땅은 내 거야 너는 뭘 했다고 지금까지 엄마 돈 다
써먹고 오빠들도 마 지잖아 난 엄마랑 제일 가까이 있었어 너나 잘해 카드값은 누가 갚아준 줄 알고 그래도 난 엄마 옆에서 효도하고 있잖아 효도 오빠가 웃기지 마 숨이 턱 막혔어요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움직일 수가 없었죠 설거지 하던 그릇을 떨어뜨릴 뻔했어요 내가 평생 사랑으로 키운 자식들이 내 재산을 두고 이런 말을 하다니 그날 저녁 자식들이 돌아가고 난 뒤 거실에 홀로 앉아 있었어요 벽에 걸린 가족 사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지 주태가 대학 합격했을 때 찍은 사진 주석이 첫 직장 구했을 때 찍은 사진 미란이 결혼식 사진 행복했던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 걸까요 밤새에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이불 속에서
눈물만 흘렸죠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자식들이 이제는 제 통장만 바라보고 있다는게 너무 서글펐던 문득 옛날에 들었던 동창 수미의 말이 떠올랐어요 정우가 자식들한테 너무 올인하지 마 나중에 후회하라 에이 무슨 소리야 자식한테 올인 안 하면 뭐해 하겠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그 말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자식들은 제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고 그 사랑은 이제 돈으로 환산되어 버렸네요 다음날 아침 거울속 제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어요 정욱아 이제는 내 인생을 살아야 할 때가 온 것 같구나 손바닥에 파인 굳은살을 바라보았어요이 굳은 살만큼이나 단단한 결심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날 아침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평온했 거실 벽시계가 시를 가리킬 때
전 자식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저녁 7시 꼭 집으로 와라 중요한 얘기가 있다 저녁이 되자 자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큰아들 주태는 들어서자마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둘째 주석에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어요 막내딸 미라이는 평소 처럼 식탁에 앉자마자 시계만 흘끔 거렸죠 엄마 갑자기 다 부르시고 저 오늘 진짜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주태가 계속 휴대폰을 들여다 보며 말했어요 그래 약속이 중요하구나 엄마보다 제 말에 주택가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곧 시계를 흘끔거리며 재촉하다 그래서 무슨 일이시오 바쁘니까 빨리 본론만 말해 주세요 일단 밥부터 먹자 반찬을 나르는데 주석이 먼저 입을 열었어요 엄마 저기 제가 이번에 새로운 사업 구상을 했는데 저번에 석수 형이 말했던
거 있죠 제발 이제 그만 제 음성이 식탁을 올렸어요 모두가 숟가락질을 [음악] 멈췄죠 깊은 숨을 들이신 후 천천히 말을 이었어요 오늘은 내가 할 말이 있어서 너희를 부른 거야 이제 와서 무슨 그니까 뭐해요 엄마 주태가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어요 그만 뜸들이고 빨리 말하세요 아기 듣고 가게 나 시골로 내려가서 살기로 했어 간 식탁에 정적이 돌았어요 자식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큰 아들 주태가 먼저 비웃듯이 말을 꺼냈어요 엄마 무슨 말씀을 거기 가면 누가 엄마 병원도 모시고 다니고 나이 들면 어려진다 너희가 모시고 다닐 것처럼 말하는구나 작년에 내가 허리 아플 때는 어디 있었니 그 들의 얼굴이 굳어졌다는 회사가 너무 바빠서 아시잖아요 그래
바 받겠지 인스타에 골프장 사진 올릴 시간은 있었으면서 아니 치사하게 자식한테 그런 거로 삐지 주태가 말을 더듬다 엄마 그래서 시골에서 뭐 하시게요 미라이가 걱정스러운 척 물었어요 거기다 전원 주택을 지을 거야 전원 주택이 새 남매가 동시에 소리쳤어요 돈은 어디서 나서요 미라이의 목소리가 떨렸어요 돈이 어디서 나긴 재산 조금 처분하면 충분할 거야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주석 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어요 그 돈이면 그 돈이면 저희한테 물려줄 재산은 어쩌고요 제가 사업하기 돈 좀 달라하면 없으시다면서 이러시에요 또 사업 얘기할 거니 이번엔 뭐야 편의점 아니면 치킨집 아 이번엔 카페 제 말에 주석이 얼굴이 새 빨개졌어요 이번엔 달라요 제가 시장 조사도 하고
됐어 이제 그만 내가 시장 조사한다고 망하지 않은게 있었니 엄마 그렇게 말씀하시면 주석이 울먹이듯 말했어요 왜 사실이잖아 삼겹살 집은 석달만에 망하고 카페는 여섯 달도 못 버텨 치킨집은 뭐 한 달 만에 접었나 뭐 하나 진득하게 하는게 없으니 되겠니 그때 미라이가 갑자기 눈물을 글성이며 제 손을 잡았어요 엄마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저희가 잘못했어요 잘못은 내가 잘못했지 엄마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 주름투성이의 허리 굽은 할머니가 거기서 있더구나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지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늙어 버린 걸까 그동안 나는 뭐 하면서 살았나 숨을 고르고 다시 말을 이었어요 너희 아버지 술 주정 할 때도 참았고 남의 집 청소하면서 허리 휘어도 참았어 너희들
학원비 되느라 끼니 거르고 옷은 몇 년째 똑같은 걸 입어도 괜찮았어 그때는 너희들만 잘되면 된다 싶었으니까 눈 시율이 불거졌지만 애써 눈물을 참았어요 근데 말이야 요즘 들어 문득문득 서럽더라 내 통장은 자꾸 줄어드는데 너희들은 날 엄마가 아닌 돈 줄로만 보는 것 같고 너네 뒷바라지만 하다 관뚜껑 다치 있구나 싶더라 주태가 말을 가로챘다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결정하시면 중간에 휴대폰을 보더니 말을 이었어요 요즘 시골 땅이 많이 올랐다면서 제가 대신 알아볼게요 투자 가치도 따져보고 또 시작이구나 너희들은 정말 내 돈 내 재산 그것밖에 안 보여 이제는 목소리가 떨렸어요 난 너희 엄마야 돈 벌어다 주는 기계가 아니라 지금까지 나는 해 줄만큼 했다 생각한다 주석이
갑자기 무릎을 꿇었어요 엄마 제발요 저 이번에 엄마가 안 도와주시면 이제 와서 회사도 다니기 힘들고 이제 그만해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작년에도 그렇게 말했잖아 엄마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그러고 한 달 만에 또 찾아와서 도와달라는 건 기억 안나니 미라이가 다시 울음을 터뜨렸어요 엄마 저희가 잘못했어요 다신 카드 연체 안 할게요 엄마가 시골 가시면 저 어떻해요 미란아 너도 정신 좀 차리 엄마한테 손 가 사치부리는 거 이제 나이도 있는데 그만해야 하지 않겠니 방안이 순간 조용해졌어요 자식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죠 엄마 이제 할 말 다했다 그만가 보거라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섰어요 나도 이제 나를 위해 살고 싶어 늙어 죽을 때까지 너희 발하지만 하다가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엄마 우리가 잘못했어요 이제부터는 됐어 이제가 모두 다 그냥 가줘 자식들이 나가고 난 후 전 소주 한 병을 꺼냈어요 평생 단 한 번도 혼자 술을 마신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왜 그리 수리 당기던 가슴 한켠이 아프면서도 어딘가 홀가분 했죠 마치 오래된 짐을 내려 놓은 것처럼 그렇게 시골로 내려온지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네요 전원 주택을 짓는 동안 근처 작은 빌라에 살았는데 지난 달에 드디어 제 집으로 이사를 했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 넘어로 푸른 산이 보이는 이곳이 이제는 제 복음자리가 되었답니다 텃밭에는 상추랑 고추도 심었어요 농사는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옆집 할머니가 이것저것 가르쳐 주셨죠 정욱 씨 고추는 이렇게 심어야 해 그리고
물은 아침에 주는게 좋아 아이고 고맙습니다 뭘 나도 이제 누구한테 이런 걸 알려줄 일이 있어 좋네 요즘은 아침마다 텃밭에 나가 채소도 가꾸고 저녁이면 동네 할머니들과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지내요 처음엔 낯설었는데 이제는 이런 소소한 일상이 참 행복하게 느껴져요 정옥 씨는 참 대단해요 저는 아직도 자식들 틈에서 살아요 동네 친구 주옥 씨가 그러던 군요 저도 처음엔 많이 망설였어요 과연 잘하는 걸까 너무 독하게 굴었다 에이 잘하신 거예요 전 아직도 아들 내외 눈치 보면서 손주 봐주느라 허리가 휘어요 그 말을 듣고 있자니 문득 자식들 생각이 났어요 보고 싶더라고요 그동안 연락이 뜸했는데 지난주에 큰아들 주태한국대사관 [음악] [음악] 순간 가슴이 찡했어요 하지만 이전처럼
쉽게 그래 언제든 와라 하고 말할 수는 없더군요 지금은 좀 바빠 텃밭도 갖고야 하고 [음악] 아네 둘째 주석이 얼마 전에 문자를 보냈어요 엄마 저 이제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사업은 접고 회사에 취직했어요 뒤어 또 문자가 왔죠 엄마가 계셨던 자리가 이제야 커보여요 막내딸 미라이는 SNS 올린 사진이 많이 달라졌더군요 명품백 대신 도시락싸들고 회사 다니는 사진 친구들과 비싼 레스토랑 대신 길거리 떡볶이 먹는 사진 가끔은 제가 너무 매정했다 싶기도 해요 그래도 후회되진 않아요 자식 들도 이제야 제 발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고 저도 처음으로 제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에는 동네 노인 회관에서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할머니들과 모여 수달을
떨다가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정옥 씨는 참 용기 있었어요 저는 아직도 자식들 뒷바라지 않으라는 맞아요 전 아들 내외랑 같이 사는데 매일이 전쟁이에요 저는 딸이 카드빚을 졌다고 해서 며칠 전에 또 돈을 보냈어요 그 말을 듣고 있자니 제가 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죠 저녁이면 텃밭에서 딴 상추로 밥을 먹어요 혼자 먹는 밥이지만 이상하게 행복해 요 가끔 자식들 생각이 날 때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제 삶이 있다는게 참 감사하답니다 창밖으로 노을이지고 있네요 오늘도 저는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해요 텃밭에서 딴 채소로 김치도 담그고 이웃들과 나누어 먹기도 하면서 이게 제가 꿈꾸던 삶이었어요 하지만
가끔은 궁금해져요 다른 어머니들은 어떻게 살고 계실까 자식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계실까 제가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걸까요 혹시 저처럼 고민하시는 어머니들이 계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자식들을 위해 끝없이 희생하면서 살아가실 건가요 아니면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실 건가요 저는 아직도 가끔 자식들 사진을 보면서 한 숨을 쉬어요 하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이제 저는 저를 위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짐승도 때가 되면 자식을 떠나보내고 홀로서기를 하듯이 우리도 그래야 하는게 아닐까 그게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그럼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장례식장 안에는 남편의 영정 사진이 걸려 있었고 저는
그 앞에서 멍히서 있었죠 68년 살아오면서 이렇게 막막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평생을 함께 해온 사람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린다는게 이런 느낌일 줄은 몰랐어요 장례식장은 이상하리만큼 한산했어요 평소 남편이 인복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조문객이 거의 없었죠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아들이 일부러 부고를 제대로 돌리지 않았더라고요 빨리 끝내버리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아네 장례 식이요 아네 저녁에는 일찍 마무리할게요 그냥 간단하게 치르면 되죠 뭐 아들 명수의 통화 소리가 귓가에 들렸어요 남편의 장례식을 그렇게 대충 넘기려는 걸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죠 저도 모르게 한 숨이 나왔어요 옆에서는 며느리 은주가 하품을 참으며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고요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랐어요 남편이 아들 부부에게 신축 아파트를 증여해 주던 날이었죠 그때
남편은 분명히 말했어요 너네가 그토록 권하던 아파트 너네들에게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어 혹시라도 내가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너희 어머니를 절대 혼자 두지 말아라 함께 살면서 잘 모시는 조건으로 주는거다 그때 아들과 며느리는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몰라요 아버님 걱정 마세요 어머님 당연히 저희가 모실게요 평생 저희 뒷 으라 고생하신 아버님 어머님 이제는 저희가 효도할게요 며느리의 말에 남편은 안심한 듯 웃었었지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 며느리 은주가 다가왔어요 어머님 이제 어떻게 지내실 건가요 은주의 말에 저는 잠시 망설였어요 아파트로 이사가는 날짜를 의논하려고 하지만 며느리의 다음 말은 제 예상과는 전혀 달랐어요 요즘 요양원이 정말 좋아졌더라고요 제가 알아본 곳이 있는데 시설도 깨끗하고 프로그램도 많대요 어머님
연세에 딱 좋을 거 같은데 순간 귀를 의심했어요 그때의 약속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들은 옆에서 은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죠 아들 부부는 이미 저를 보낼 것을 알아봤던 거예요 남편이 돌아가시기도 전에 말이에요 아버지와의 약속은 이었니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이 말을 했어요 순간 아들과 며느리의 표정이 굳어졌고 어머니 그건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잖아 맞아요 저희도 살아야 하고 어머님도 요양원에서 전문적인 케어를 받으시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아들의 말끝은 흐려졌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어요 40년을 넘게 키운 아들에게서 이런 말을들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그날 저녁 저는 조용히 짐을 쌓죠 10년 넘게 살아온 집에서 나올 때는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고요 현관을 나서며 벽에 걸린 가족 사진을 마지막으로 바라봤어요 그때는 다들 행복해 보였는데 이제는 그저 낡은 사진 속 추억일 뿐이네요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어요 우산도 없이 거니 온몸이 다 젖었지만 그땐 그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남편과의 추억이 스쳐 지나갔죠 결혼식 날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었다 부캐 아들을 처음 안았을 때 그 따뜻함 명수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함께 기뻐하던 순간 이제는 그 모든게 먼 얘기가 되어 버렸네요 고시원은 처음이었어요 평도 안 되는 분방 깨끗하지 않은 공용 화장실 누군가와 함께 써야 하는 부엌 이게 제가 앞으로 살아갈 곳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져 내렸어요 좁은 침대에 앉아 남편의 사진을 꺼내 들었죠 여보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들이 이렇게 변해 버릴 줄 누가 알았겠어요 방 안에는 빗소리만 가득했어요 창문으로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가 재 뺨을 스쳤어 얼마나 울었을까요 깜빡 잠이든 것 같았는데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이었어요 방 안에 작은 거울에 비친 제모습이 낯설었어요 부운 눈 흐트러진 머리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죠 아마도 밤새 실컷 울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아침이 되자 고시원 난이 분주해졌다는 출근을 하고 또 누군가는 학교에 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죠 저도 이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했어요 비록 이게 제가 원하던 삶은 아니지만 그래 도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렇게 고시원에서 생활이 일주일째 접어들었을 때였어요 점심을 먹으러 근처 백화점 식당가에 갔다가
우연히 며느리 은주를 보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까 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며느리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제가 알던 수수한 며느리가 아닌 명품 가방에 화려한 옷차림을 한 모습이었죠네 제가 바로 그 JK 그룹 회장님 딸이에요 소문 들으셨나 봐요 호호 아버지께서 특별히 저희 회원 분들만을 위해 비상장 주식을 할당해 주셨어요 물론 이건 극비 사항이라 아직 언론에도 나가지 않은 정보죠 귀를 의심했어요 jk 그룹이라 은주는 분명 평범한 회사원 가정 출신이었는데 말이에요 호기심에 몰래 뒤를 쫓아가 보니 은주는 백화점 한쪽 구석에 있는 카페에서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어머나 회장님 따님이 직접 이런 정보를 주시다니 영광이에요 중년 여성 한 분이 감동 한듯
말했어요 저희 아버지가 늘 하시는 말씀이 부자들만 더 부자가 되는 세상은 잘못됐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나누는 거죠 특히 어르신들께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 싶어요 어머 인자하셔서 다음에 아버지 배면 감사하다고 꼭 대신 인사 좀 드려주세요 은주의 말에 카페에 모인 어르신 들의 눈이 반짝였어요 대부분 예순을 훌쩍 넘긴 분들이었는데 노후 대책에 대한 걱정이 얼굴에 그대로 보이더라고요 지금 투자하시면 최소 3개월 안에 원금의 세배는 받으실 수 있어요 물론 위험 부담은 전혀 없죠 제 아버지가 직접 보증하니 오늘 계약하시는 분들께는 특별히 10% 추가 수익도 보장해 드립니다 한 할아버지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그래도 요즘 세상에 그런 고수익이 가능할까요 제노 자금이라고 그이라 잘못되면 큰일
나거든요 아이고 걱정 마세요 사실 시어머님도 저희 회사에 전재산을 맡기셨어요 요양원에서 편하게 지내시면서 딸 이자를 받고 계시죠 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매일 전화로 감사하다고 하세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며느리의 모습에 할말을 잃었죠 그때 옆자리에서 한 할머니가 통장을 꺼내시더라고요 그럼 난 전 재산을 맡길게 요즘 운행 금리가 가 너무 낮아서 걱정이었는데 할머니 잠깐만요라고 순간 소리를지를 뻔했어요 하지만 참았죠 지금은 더 지켜봐야 할 때였으니까요 그날부터 저는 은주의 뒤를 쫓기 시작했어요 매일 다른 장소 다른 피해자들 며느리 은주는 완벽한 어떤 날은 JK 그룹 회장님 딸이었다 또 어떤 날은 유명 정치인의 조카라고 했죠 일주일쯤 지났을까요 강남에 한 호텔 나온 지에서 은주의
모임을 지켜보던 중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어머니 통장은 확인해봤어 응 어제 인출했다 장고가 적더라 아버님 치료비로 많이 쓰신 것 같아 아니 이상하다 분명 더 있었을 텐데 어머니가 숨겨 놓은게 있나 제 아들 명수와 은주의 대화였어요 그들은 제 통장을 뒤져보고 있었던 거예요 가만히 더 들어보니 충격적인 계획들이 드러났어요 요양원은 알아봤어 응 시골에 있는데 하나 봤어 거기 원장이랑 얘기 잘됐어 어머님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진단서만 써주면 그래 거기까지 성공하면 후견인 신청하는 건 쉽지 아버님 돌아가시고 어머님 마저 이러시니 너무 힘들다고 하면 누가 의심하겠는가 사람으로 만들어서 강제로 요양원에 보내려는 거였어요 그리고 후견인이 되어 제 재산을 마음대로 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거죠 근데 아파트는 어떡할
거야 벌써 부동산이랑 다 얘기해 놨어 어머님 도장만 있으면 바로 거래 가능해 그래도 좀 그렇지 않아 우리가 너무 심한 거 오빠 이러다가 평생 가난하게 살 거야 돈 있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해서 부자가 된 거라고 은주의 말해 명수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이어진 충격적인 대화 이번 투자 설명에만 잘 마무리되면 우린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있어 그때 바로 해외로 가자 근데 다들 돈 돌려 달라고 하면 어쩌지 그래서 미리 준비해 두는 거야 모든 돈을 해외 계좌로 빼돌리고 흔적도 없앨 거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이제 아들과 며느리의 계획이 완벽하게 드러났네요 저를 요양원에 가두고 재산을 빼앗은 뒤
다른 사람들의 돈까지 챙겨서 해외로 도망가려는 거였어요 그날밤 고시원 방에서 모든 걸 정리해 봤어요 지금까지 모은 증거들 녹음 파일 사진 피해자 명단 이대로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했지만 뭔가 부족했어요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죠 며칠 뒤 아들이 연락을 해왔어요 어머니 이제 좀 편히쉬세요 제가 알아본 요양원이 정말 좋은데 그래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구나 이번 주말에 한번 가보시겠어요 은주도 같이 가려고 해요 나중에 애기하자 어머니 알았다 다음에 만나서 기하자 전화를 끊으며 결심했어요 이제는 제가 직접 움직여야 할 때라고 이건 더 이상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며느리 은주가 준비한다는 대규모 투자 설명의 날이었어요 강남의 유명 호텔 대원 회장에서 열린다고 했죠 아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거울 앞에서 오랜만에 옷도 제대로 갇혀 있고 화장도 했어요 그동안 모아온 증거들이 담긴 가방을 꼭쥐고 고시원을 나섰죠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제가 모은 증거들 과연 충분할까요 녹음 파일도 사진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한 것 같았거든요 며칠 전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이번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할머니 도착했습니다 택시 기사님의 말씀에 정신을 차렸어요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안내판이 보이더군요 JK 그룹 특별 투자 설명회 그랜드 볼룸 설명회장 입구에 도착하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어요 200명은 좋기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죠 대부분이 저처럼 나이든 어르신들이 있어요 어머 박여사님 오셨네요 그러게나 말이에요 이번엔 진짜 대박이래 JK 그룹 회장님 따님이 직접 설명회를
하신대요 저는 며느리가 알려 줘서 왔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이런데 투자한다라고 맞아요 원금의 세배는 기본이라 저는 전세금 다빼서 투자하려고 이런 대화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어요 가슴이 아팠죠 이분들이 평생 모은 돈을 사기꾼에게 떼이게 생겼다는 생각에 특히 할아버지 한 분이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모습을 보니 더 마음이 아팠어요 할아버지 혹시 투자금은 얼마나 아유 다 털어서 5천만 원 손주 대학 등록금으로 모아둔 건데 이거 불려서 등록금 걱정 좀 달려고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웅장한 실내장식이 눈에 들어왔어요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로 둥근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고 각 테이블마다 VIP VVIP 같은 명패가 놓여 있었죠 은주가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어요 제 며느리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달라진 모습이었죠 아들 명수는 VIP 명단을 확인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갑자기 우리 눈이 마주쳤지 어머니 여기는 어떻해 명수가 놀란 눈으로 다가왔어요 왜 놀랐니 내가 이런데 올리 없다고 생각했니 어머니 이러시면 안 돼요 어머님 컨디션이 안 좋으신데 이런 복잡한 곳에 오시면 명수가 제 팔을 잡아 었어요 하귀에 힘이 평 보다 더 강했죠 이건 알아 오늘 설명회에서 진실을 다 밝힐 거야 뭐라고요 어머니 정말 많이 아프신가 봐요 이러시면 안 되는데 여보 이리 좀 와 봐 아들이 며느리를 불렀어요 어머님 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저희랑 잠깐 밖에서 이야기 나누시죠 여보 됐어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 어머니는 그냥 무시하자 대충 치매 걸렸다고 둘러대면 되겠지 어머니
저 사람들 욕심 가득한 눈빛 보이시죠 어머니가 아무리 뭐라 해도 늙은 노인네 말 믿어줄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좋은 말할 때 돌아가시죠 은주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빛은 차가웠어요 마치 독사의 눈을 보는 것 같았죠 됐어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난 여기 있을 테니 설명회나 시작해 잠시 후 설명회가 시작됐어요 은주가 화려한 드레스 자락을 휘날리며 단상에 올랐죠 대형 스크린에는 화려한 그래프와 숫자들이 나타났어요 여러분 오늘이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제케 그룹 회장의 딸이라는 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오늘은 특별히 여러분께만 공개하는 비상장 주식 투자 기회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청중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렸어요 은주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계속 말을 이어갔죠 이기회 는 정말
특별한 분들에게만 드리는 거예요 지금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모두 저희가 엄선한 VIP 이시죠 특히 오늘은 더 특별한 혜택을 준비했답니다 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어요 지금이에요 제가 나서야 할 때 잠깐만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어요 이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JK 그룹 회장 딸이 아니에요 여러분 속지 마세요 순간 장례가 조용해졌어요 모든 시선이 저를 향했죠 은주는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어요 어머님 여러분 정 죄송하지만 저희 시어머님이 최근에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정하고 은주가 눈물을 글성이며 말했어요네 어머님이 아버님 돌아가신 후로 많이 힘드셨 그든 저희도 너무 가슴이 아파요 명수도 슬픈 표정을 지으며 거들었다 청중들의 시선이 동정적으로 변하는게 보였어요 누군가 정말 불쌍한 분이네
정신이 안 좋아 보여 하고 속삭이는 소리도 들렸고 제 말을 믿어 주지 않는 거예요 증거가 있어요 녹음도 있고 사진도 급하게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려는 순간 명수가 재빨리 다가와 제손에서 휴대폰을 낚아 챘어요 어머 님 이제 그만하시죠 저희가 알아본 요양원이 정말 좋은데 거기 가시면 푹 쉬실 수 있을 거예요 명수가 제 팔을 강하게 잡아 끌었어요 저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힘으로는 당할 수 없었죠 경호원들 아지 달려와 저를 제지하려 했어요 놓으세요 여러분 이 사람들은 사기꾼이에요 제발 믿으시면 안 돼요 여러분의 전재산을 노리고 있다고요 제 절박한 외침이 허공을 맴돌았어요 저 할머니 침매 초기인 ka 봐 정신이 온전치 않으신가 봐요 자식들이 힘들겠네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들렸어요 든게
끝난 것 같았어요 제가 그토록 힘들게 모은 증거는 명수 손에 들려 있고 사람들은 저를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죠 이대로 끌려 나가면 정말 강제로 요양원에 갇히게 되는 건가 그때였어요 잠깐 그 휴대폰 좀 이리 주시겠소은 목소리 아니 이럴 수가 심장이 멋는 것 같았어요 고개를 돌리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보였어요요 여보네 제 남편이었고 분명 장례식을 치렀던 제 남편이 살아서 그 자리에서 계셨어요 아 아버님 명수와 며느리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해 있어요 은주는 단상에서 그만 마이크를 떨어뜨렸어 휴대폰 말고도 증거는 더 많단다 남편이 차분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그 뒤로 경찰들이 들어왔어요 적어도 20명은 되어 보였죠 남편의 신호를 받고 있었던 걸까요 아버지 이게
무슨 명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몰랐다 명수야 내 어머니를 요양원의 강제로 보내고 재산을 빼앗으려는 것도 모자라 사기까지 남편의 목소리가 무겁게 울렸어요 그리고 이어진 폭로 남편은 아들 부부의 계획을 미리 알아차리고 죽은 척 연기를 했던 거예요 그동안 그들의 범행을 감시하고 증거를 모으고 계셨던 거죠 여러분 제가 JK 그룹 회장의 비서 실장입니다이 여자는 사기꾼이에요 저희 회장님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정장 차림에 한 남자가 일어나 외쳤어요 남편이 미리 준비해 둔 함정이었나 봐요 아 제가 말씀을 드렸나 모르겠는데 저희 남편이 원래 검사 출신이었죠 은퇴한지 5년은 지났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어안이벙벙 하더군요 저는 서울 중앙지검 검사입니다이 자리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자리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다 증거로 채택될 겁니다 또 다른 사람이 일어났어요 순식간에 장례가 아수라장이 됐어요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항의하기 시작했고 분노한 어르신들이 단상으로 몰려갔고 은주는 뒷문으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모든 출구가 막혀 있었죠 여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당신이 살아 있었다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미안해요 당신을 힘들게 해서 하지만 이게 우리 아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남편이 제 손을 꼭 잡았어요 체포합니다 경찰이 은주에게 수을 채웠어요 이게 무슨 저는 그죠 아버님 제발 은주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지만 소용 없었어요 명수도 체포 됐어요 그가 끌려가면서 저를 바라봤죠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어요 그의 사과가
진심인지 아닌지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죠 사기다 우리 돈 어떡하나 저 사기꾼들 잡아라 설명 회장은 아수라장이 됐어요 피해자들이 분노를 터뜨렸고 순식간에 기자들이 몰려 들었죠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아들 부부는 경찰들에게 끌려 나갔어요 저희 여자가 JK 그룹 회장 딸이라며 제게 5천만 원을 투자하라고 했어요 저는 전 세금을 다 뺏어 왔다고요 아이고 어떡하나 경찰서에 가서 고소하겠습니다 남편은 제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이제 끝났어요 우리 다시 시작해요 당신이 고생 많았어요 고시원에서 매일밤 흘렸던 눈물 아들의 배신의 가슴 아파하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몰려 에서는 피해자들 전원의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한 분도 빠짐없이
피해를 보상받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검사가 피해자들을 향해 말했어요 휠체어를 타고 오셨던 그 할아버지가 제게 다가오셨죠 할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손주 등록금은 지키게 됐네요 그 말에 제 눈 시율이 다시 붉어졌어요 남편과 함께 설명 회장을 나서는데 마음속에서 후련함이 밀려왔어요 정희는 결국 승리한다는 말 그날 저는 그 말을 온몸으로 느꼈답니다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눈 부셨어요 남편이 살아 있다는 사실 아직도 꿈만 같았죠 왜 이제야 나타나셨어요 제가 물었어요 사실 몇 년 전부터 후배 검사가 나한테 추적 중이던 사기 집단에 대해 수사 조언을 얻으러 왔을 때 우리 아들이 연루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증거가 더 필요했고 모든 계획의 시작이 당신과 나를 요양원에 보내고
나서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된 후 차라리 내가 세상을 떠나게 꾸미고 지켜보면 어떨까 했죠 어쩔 수 없었어요 모든 걸 밝혀내야 했으니까요 이제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야 했어요 비록 아들은 이렇지만 정직하고 바른 삶이 무엇인지 보여 줄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날 이후 저는 다시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어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으니까요 여보 집에 가요 남편이 제 손을 잡았어요 이제야 진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어요 아들 명수와 며느리 은주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죠 저와 남편은 다시 우리의 오래된 집으로 왔어요 한동안 먼지가 쌓여 있던 집을 청소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어요 여보 이거 봐요 장롱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첩을
발견했어요 명수가 초등학교 입학식 때 찍은 사진이었죠 까만 교복을 입고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 그 웃음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당신도 많이 힘들었죠 남편이 제 어깨를 감싸 안았어요 처음에는 화가 났어요 우리 아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서요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안타까워요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거겠죠 사실 아들 를 미워할 수가 없었어요 그저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우리가 뭘 놓친 걸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여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이제는 명수가 스스로 깨달을 시간을 줘야 할 것 같아요 남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느 날은 교도소에서 아들의 편지가 왔어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쳤죠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이곳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어머니가 고시원에서 지내셨다는 걸 알았을 때 제가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깨달았습니다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이 흘렀어요 분명 미워해야 하는데 그래도 내 아들인 걸요 남편도 눈시울이 붉어졌고 사돈 댁도 찾아오셨어요 너무나 죄송하다며 계속 고개를 숙이시고 his 제가 더 마음이 아팠어요 저희도 몰랐습니다 은주가 그런 짓을 정말 죄송합니다 안사돈이 우시는데 저도 같이 울었어요 자식 때문에 가슴 아픈 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일상이 돌아왔어요 남편과 저는 매일 아침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게 일과가 됐죠 봄이 와서 공원에 벚꽃이 피었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여보 우리도 다시 시작해요 남편이 제 손을 잡았어요 다시 시작이요네 우리가 못다 한 것들 이제라도 해보자고요 여행도 가고 당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도 아고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남편은 제가 젊었을 때 풍물 교시를 다니고 싶어 했다는 걸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다음날부터 우리는 동네 복지관에 등록했어요 저는 풍물 교실을 남편은 도예 교실을 신청했죠 여보 우리 너무 늙어서 이런 거 배우는 거 아니에요 제가 장난스레 물었더니 남편이 웃으며 대답했어요 늙어서 더 잘했죠 이제는 남의 눈치 볼 필요도 없잖아요 교실에서 만난 분들과도 금방 친해졌어요 다들 비슷한 나이 대라 이야기도 잘 통하고 서로의 사정도 이해해 주셨 특히 이영자 할머니는 제 절친이
되셨어요 할머니도 자식들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으셨다고 해요 우리 나이엔 이제 서로가 야이야 젊은 사람들은 이해 못하는게 많거든 이영자 할머니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주말이면 남편과 시장을 가요 예전에는 는 늘 절약한다고 저렴한 것만 찾았는데 이제는 가끔 맛있는 것도 사서 먹어요 살다 보면 이런 작은 행복도 필요하다는 걸 이제 알았네요 어느 날은 남편이 제게 깜짝 선물을 했어요 우리 결혼 기념 일이었거든요 여보 이거 당신이 젊었을 때 갖고 싶어 하던 거예요 기억나요 예쁜 보석함이 있어요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20대 때 백화점 진열장에서 보고 탐냈던 건데 남편이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니 여보 고마워요 앞으로는 더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슬픔이 있어야 기 있는 걸까요 아들의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런 행복도 몰랐을지 모르겠어요 물론 아직도 가끔은 아들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진정한 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는 걸요 남편과 저는 이제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우리처럼 힘들어하는 노인분들 를 돕는 일이에요 복지관에서 봉사도 시작했고 조금씩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 주고 있어요 아마도 우리 아들은 오랫동안 감옥에 있어야 할 거예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제는 마음이 덜 아파요 그곳에서 진정한 반성을 하고 새 사람이 되어 돌아오길 바라고 있죠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겪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죠 문제는 아들이 출소를 하고 나서 받아줘야 하냐는 것인데 아직도 심정이 복잡합니다 하나뿐인 아들이라 하고
싶은 거 다하게 해주고 애지중지 키웠더니 훈육이 모자랐나 싶기도 하고요 제 책임인 것이겠죠 아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물론 남편은 자식 업 다치고 우리끼리 살자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현명한 조언 듣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